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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오 여기 검둥이 있네" 美부지사 부인도 당한 인종차별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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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기 페터먼과 결혼한 검둥이가 있네”

1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존 페터먼 부지사의 아내 지젤 바헤투 페터먼(38)은 키위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가 난데없는 인종차별 욕설을 들었다. 급하게 들른 터라 경호원도 대동하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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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존 페터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부지사 부인 지젤 바헤투 페터먼은 마트에 갔다가 한 백인 여성에게 인종차별 모욕을 당했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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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민자 출신의 페터먼 여사는 12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그는 키위 세 박스를 들고 계산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한 여성이 멈춰 서서 자신을 쳐다보면서 “오, 저기 페터먼과 결혼한 검둥이가 있네”라고 했다고 전했다.

페터먼 여사는 얼어붙었다. 이 여성은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수차례 윽박지르다가 사라졌다. 페터먼 여사가 계산을 마치자 여성은 다시 나타나 마스크를 내린 채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직후 페터먼 여사는 사건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나도 분열돼 있다”면서 “이런 행동과 이런 증오감은 학습된 것이다. 이 여성을 안다면, 이 여성이 당신의 이웃이나 친척이라면, 그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밝혔다. 페터먼 여사의 트윗은 13일(한국시간) 기준으로 13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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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바헤투 페터먼. AP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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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먼 여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이 여성의 신원을 파악했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향해 증오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있었다. 나는 그들에 익숙해지는 법과, 어떤 말을 해야 옳은지를 배웠다”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내 면전에 대고 모욕을 한 적은 없었다. 누구도 그런 짓에는 면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톰 울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부지사 부인을 향한 인종적인 위협과 증오는 부끄러운 일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밥 케이시 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에게 다정함·사회적 수용·포섭과 언제 어디서건 증오를 규탄하도록 가르치는 건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메리 게이 스캔론 하원의원도 “증오행위는 이곳에 있을 자리가 없다”고 가세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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