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참가자 1명 원인 모를 질병
3상 실험, 3주만에 전격 중단 “백신 관련 여부 철저히 조사 필요”
“부작용 검증 실험 중단은 일상적… 출시 날짜 지정 발언 터무니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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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부작용으로 임상 시험이 중단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백신이 순조롭게 개발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더라도 초반에는 크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스탯뉴스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12일 임상 시험 참가자 중 한 명에게서 원인 미상의 질병이 발생해 실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3상 시험 돌입을 밝힌 지 약 3주 만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세계 최대 규모인 6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근거로 구체적인 질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존슨앤드존슨은 경쟁사인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냉동 보관할 필요가 없고 2회가 아닌 1회만 접종하면 되는 편리함으로 기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해당 환자의 사례는 존슨앤드존슨 내 의료진 및 별도의 독립위원회가 분석 중이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공공보건대응을 총괄하는 루차나 보리오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에 “부작용이 생긴다는 게 꼭 백신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실험 규칙이 개정될 수 있고 안전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다른 절차가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6일에는 영국의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코로나19 백신 3상 시험 도중 부작용이 발견돼 시험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영국을 비롯해 백신 실험을 진행하던 국가들은 부작용 보고 6일 만인 12일 백신의 실험 재개를 허락했지만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의 추가 조사를 이유로 실험 재개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량 임상 시험에서 부작용 검증을 위한 시험 중단은 일상적인 일이고 이 때문에 임상 시험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공보건학과장은 CNN에 존슨앤드존슨의 임상 시험 중단에 대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11월 3일(대선) 전까지 백신을 출시하겠다는 정치적인 발언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초기 백신의 효과가 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NYT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확실하게 검증하지 못한 그저 그런(so-so) 백신들을 놓고 선택해야 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출시되는 백신이 곧 코로나19 종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더 복잡하고 절망적인 한 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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