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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가짜사나이' 잇따른 논란

“처벌은 받았지만 성추행 안했다”는 이근 대위, 피해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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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내 유감 표명… 2차 가해 만연 비판

세계일보

해군특수전전단 출신으로, 유튜브 예능 방송 ‘가짜사나이’ 등으로 유명해진 이근 예비역 대위. 인스타그램 캡쳐


유튜브 방송 ‘가짜사나이’로 유명세를 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36) 예비역 대위가 과거 성추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추행하진 않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피해 여성 측이 입장문을 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피해자 측은 이 전 대위의 성추행 전과가 알려지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2차 가해가 만연하다고도 비판했다. 이 전 대위는 자신의 전과와 경력 관련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를 고소했다.

이 전 대위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하서정 변호사는 14일 입장문을 내 “가해자인 이 전 대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한 발언을 일절 중지하고 더는 어떤 언급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대위가 확정된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허위사실을 주장해 피해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현재 인터넷상에서 피해자에게 추측성 발언이나 명예훼손·모욕 등 2차 가해가 무수히 행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피해자는 이 사건이 어떤 경위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는지 알지 못하고, 언론이나 유튜브 채널 측에 제보한 사실도 없다”며 향후 2차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신문 연예부장 출신 유튜버 김용호씨는 앞서 이 전 대위의 성추행 전과를 폭로했다. 언론에 공개된 판결문 등에 따르면 이 전 대위는 2017년 11월 오전 1시53분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20대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잡아 추행한 혐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로 이듬해 11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이 전 대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글에서 “2018년 클럽에서의 추행 사건으로 처벌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내가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는데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돼 판결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없이 억울한 심정”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우며, 해당 사실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적시하기 어려운 세부 사항을 언급하고 있고 다른 증거와 모순되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는 피해자가 ‘이 전 대위의 손이 내 허리에서부터 내려와 엉덩이를 움켜잡았다’며 ‘이 전 대위의 손을 낚아챈 뒤 뭐하는 짓이냐고 따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목격자들의 증언과 CCTV 영상이 담긴 CD도 증거 목록에 기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이 전 대위에게 폭행 전과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이 전 대위가 2015년 술을 마신 뒤 폭행을 했다며 대법원의 약식명령 정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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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예비역 대위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근대위 ROKSEAL’ 커뮤니티에 올린 해명글. 유튜브 캡쳐


이 전 대위는 김씨로부터 유엔(UN) 관련 경력이 허위라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위는 “UN을 포함한 내 커리어와 학력에 있어 제기되는 모든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 전 대위는 이날 법무법인 한중을 통해 김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전 대위는 앞서 ‘빚투’(빚+미투) 의혹에도 휩싸인 바 있다. 그가 군 복무 당시 부하에게 빌린 200만원을 갚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이 전 대위는 현금 일부와 스카이다이빙 장비·교육 등으로 채무를 모두 변제했다고 반박했지만, 의혹을 폭로했던 지인은 거짓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전 대위가 200만원을 돌려주고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1984년생인 이 전 대위는 미국 버지니아 군사 대학을 거쳐 대한민국 해군특수전전단 대위로 전역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이근대위 ROKSEAL’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시작한 군대 체험 예능 가짜사나이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혹독한 조련방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전 대위가 방송에서 한 “너 인성 문제 있어?”, “○○는 개인주의야” 등 발언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그는 다양한 TV 예능에도 출연한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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