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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日도 중국 눈치... 美주도 '反화웨이' 네크워크에 불참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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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방일 당시 '클린 네트워크' 동참 요구

日 "특정국가 배제하는 틀에 참여 어렵다" 입장

공개적 反中에는 부담…암묵적으로는 美 협조

일본 정부가 미국이 전 세계 통신장비·서비스 시장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이른바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 구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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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일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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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6일 방일 중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만나 클린 네트워크 계획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틀에는 참가할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측은 현재의 클린 네트워크에는 참가하기 곤란하지만 계획이 수정되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와 경제적 실익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료는 요미우리에 "미국의 중국 배제 틀에 참가하면 중국으로부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해 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 경제계가 중국 배제에 신중한 입장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도 계획돼 있어 정치적 자극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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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구상에서 배제 대상으로 지목된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 로고.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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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8일 발표한 클린 네트워크 계획은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망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클라우드 등에 중국 IT 기업과 기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사실상 '반(反) 화웨이' 선언이다. 미국은 중국 기업들이 통신망 등을 통해 중국 공산당에 정보를 넘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동맹국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암묵적으로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협조해왔다. 5G 사업에서 업체명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화웨이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도 안보상 우려가 있으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미국 측에 밝혔다. 집권 자민당은 중국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앱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반(反) 중국'을 외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요미우리는 "3만 곳이 넘는 일본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웃나라 중국과 경제관계를 차단할 경우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은 '전면적인 미국 추종'으로는 일본의 국익을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현실 노선'을 선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한국에도 클린 네트워크 참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이태호 한국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도 클린 네트워크가 중요 의제로 논의됐다.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특정 업체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는 관계 법령상 민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미국 측에) 설명했다"며 "5G의 보안상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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