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이어 핀란드 총리도 확진자 접촉해 '중도하차'
폴란드 총리는 자가격리로 불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정상들이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최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15∼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이후 열리는 세 번째 대면 정상회의였다.
원래는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다 모여야 하지만,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참석하지 못했다.
회의 첫날인 15일에는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알게 돼 정상회의 시작 직후 갑작스럽게 회의장을 떠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어 16일에는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나 회의 중간에 나와 자가격리를 위해 자국으로 돌아갔다.
EU 정상들은 처음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월에서 6월까지는 화상회의를 진행하다가 지난 7월 중순 엄격한 방역 조치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회의를 한 바 있다.
한 EU 외교관은 로이터에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각국이 제한조치를 다시 도입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번 정상회의가 마지막 대면 회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U 정상회의에는 수백명의 관리들이 관여하고 대규모 보안,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 게다가 각국 정상들이 회의실에 함께 모여 마스크를 쓴 채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
당장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전날 회의 장소에 도착해 "이번 회의는 직접 만나는 대신 화상 회의로 진행됐어야 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은 이번 회의의 집중 논의 대상이었던 영국과의 미래관계 협상 문제 등 일부 현안의 경우 결정을 위해서는 직접 만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내달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예정된 EU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거의 매주 코로나19 대응 조치 조율을 위한 화상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고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말했다.
화상 회의는 복잡한 현안에 대해 합의하는 데는 덜 효과적이지만 EU 정상들과 직원들 사이의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대면 회의보다는 안전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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