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지난 1월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에 대한 선호도는 각각 47%와 5%로 42%포인트, 2월엔 각각 52%와 4%로 48%포인트의 격차가 있었다. 이후 이 대표는 하락세를, 이 지사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8개월 만에 격차가 48%포인트(2월)에서 5%포인트(10월)로 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후보였던 지난 7월 30일 오전 경기도청을 찾아 이재명 경기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둘 사이의 지지율은 전체는 물론 민주당 지지층 내 수치까지 오차범위로 좁혀진 상태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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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내 지지율 격차가 줄었다는 건 그만큼 이 지사의 당내 경선 전망이 밝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대표와 이 지사의 핵심 지지층은 뚜렷하게 나뉜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는 ‘친(親)문재인’ 진영의 지지를 업고 있다. 반면, 이 지사는 ‘비(非)문재인’ 진영의 대표 주자로 자신의 고정 지지층에 의지해 왔다. “친문이 주류인 당 구조상 이 지사가 당내 경선을 통과하긴 어렵다”(초선 의원)는 관측이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갤럽 조사처럼 이 지사가 민주당 내 지지를 더 확보할 경우 친문 색채가 뚜렷한 권리당원의 ‘비토(veto)’가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있다.
이 지사가 선호도 조사에서 날개를 달기 시작한 건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벗은 지난 7월 16일부터다. 전체 선호도는 이 대표를 제쳤고, 민주당 응답자 내 선호도 격차도 한 달 새 27%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크게 좁혔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대선 주자 빅2 선호도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이 지사는 이후 정책 이슈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 등 전에 없던 정책 제안으로 의제를 선점하거나,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저평가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 결과를 강하게 비판하며 지역화폐 실효성 이슈를 주도했다. 2차 코로나 재난지원 논의가 본격화한 지난 8월엔 보편지원을 주장하며 선별지원으로 가닥을 잡은 정부·여당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그가 조세연을 ‘적폐’로 모는 과정에선 “대통령이 되면 반대 세력을 어떻게 대할지 가늠하게 했다”(당 관계자)는 내부 비판이 있었다.
반면, 이 대표는 현 정부와 결이 다른 정책을 제안하거나 비판을 내놓기 어려워 독자 행보가 불가능하다. 이에 당 대표의 권한을 통한 갈등·정책 조율로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 대표 취임 직후 당 정책위를 통해 대한의사협회와 협상을 벌여 의사 파업 사태를 정리했고, 2차 코로나 재난지원 논의 때도 일찌감치 선별지원에 방점을 찍으면서 큰 혼란을 피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2공장을 방문해 보호안경을 쓰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 국난극복K뉴딜위원회에 바이오헬스본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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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의 궁합이 이 대표의 세일즈 포인트인 셈이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버스 기사 등 필수노동자를 찾아 격려하고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는데, 정부는 필수노동자 관계부처 TF 출범으로 화답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당 주도로 정책을 설계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인천 셀트리온 공장을 찾아 “당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위원장 이낙연)의 바이오·헬스본부를 신설해서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 방안을 본격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전직 의원은 “이 대표가 대선 준비를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내년 초쯤이면 둘 사이 정책 대결이 볼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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