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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대주교가 퇴임하면 상원의원으로 지명해 자동으로 귀족 신분을 부여하는 관례를 가진 영국 성공회가 첫 흑인 대주교에는 퇴짜를 놔 제도적 차별 비판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작년 7월 현역에서 은퇴한 성공회 사제 존 센타무(71) 전 요크대주교가 최근 총리실의 종신 상원의원직 제청 명단에서 제외됐다.
센타무 전 대주교는 은퇴 직후인 지난해 7월 말 상원의원 제청명단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를 전해들었지만, 총리실이 최근 발표한 최종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센타무 전 대주교의 후임자인 스티븐 코트렐 요크대주교는 18일 트위터에서 "태만이었는지 아니면 고의였는지 모르겠지만 내 전임자 센타무 대주교가 상원의원의 지위를 부여받지 못한 것을 알게 되어 심경이 좋지 않다. 이것이 곧 바로잡히길 믿는다. 영국상원은 그(센타무)의 목소리에서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센타무의 전임자인 데이비드 호프 전 요크대주교나 로완 윌리엄스, 조지 캐리 전 캔터베리대주교 등 성공회 고위 성직자들은 모두 퇴임 후 종신 상원의원이 됐다.
영국 의회는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하원과 귀족들로 구성된 상원으로 나뉜다.
상원은 공작, 후작, 백작 등 세습귀족 외에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각 분야에서 국가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종신귀족 지위를 부여해 상원의원으로 임명한다. 종신귀족은 총리의 제청에 따라 여왕이 임명한다.
이번에 종신귀족으로 제청된 사람 중에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동생인 조 존슨 전 하원의원, 브렉시트당 소속 클레어 폭스 전 하원의원, 찰스 무어 전 데일리텔레그래프 편집장 등이 포함됐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그림자내각(Shadow cabinet) 노동장관인 데이비드 라미 의원은 트위터에서 "다우닝가(총리실)가 전례를 끼고 영국 최초의 흑인 대주교를 거부했다"면서 "이는 노골적인 제도적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상원의원이 되지 못한 센타무는 우간다 출신으로, 독재자인 이디 아민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다 1974년 영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성공회 사제로 일하며 고위직으로 올랐고, 적극적으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펼치며 국내외에서 명성을 쌓았다.
영국의 흑인 인권단체 오퍼레이션블랙보트의 창립자 사이먼 울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센타무는 흑인 사회뿐 아니라 영국 전체에 영웅이자 롤모델"이라면서 "그가 종신 귀족이 되지 못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로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블랙보트에 따르면 이번에 상원의원에 지명된 36명 중 흑인은 단 한명도 없다. 현재 794명의 상원의원 중에 흑인은 12명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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