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사설] 독감백신 사망 잇따라, 질병관리청 철저한 원인 규명 나서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인천 18세 고교생에 이어 전북 고창의 70대 여성, 대전의 80대 남성이 잇따라 숨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고교생이 접종한 백신은 '상온 노출'로 문제가 됐던 신성약품이 공급한 물량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회수 대상이었던 백신이 아니고, 유통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상온 노출 사고와 백색 입자 발견 이후여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숨진 70대의 경우도 유통과정에 문제가 없는 제품으로 확인됐지만 기저질환이 있었기에 백신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확인 중이다. 방역당국은 20일 "고교생과 같은 병원에서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총 32명이고 모두 이상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백신이 원인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최종 부검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망과 백신 사이 연관성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백신 관련 사망 의심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고교생이 숨진 지 사흘이 지나서야 이를 발표하면서 방역당국의 정보공개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잘 대응해 왔지만 최근 독감 백신 관리에서 잇달아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9월 상온 노출 사태 당시 당국은 48만명분을 수거하고 해당 물량 접종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보름 새 3000여 명이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백신에서 백색 침전물이 발견되자 61만5000명분을 전량 회수 조치했으나 이미 1만8000여 명이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문제가 됐던 백신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보건소와 병원에는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면서 방역당국은 독감 백신 접종을 적극 권유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독감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 기피가 늘어날 경우 높게 쌓아 올린 방역 둑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 질병관리청은 사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