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3 (일)

한국 농업사 연구 권위자 김용섭 교수 별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제 식민사학 극복 초석 닦은 역사학자…‘내재적 발전론’ 정립 힘써

한겨레

고 김용섭 교수.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한국 농업사 연구의 권위자인 김용섭 전 연세대 명예교수가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

1931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교수를 거쳐 연세대 사학과 교수를 지냈다. 고인은 일찍부터 일제의 식민주의 역사학 극복을 목표로 내걸고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에 뛰어들어 ‘내재적 발전론’을 정립하는 데 힘썼다. 고인의 연구는 <조선후기농업사연구>(전 2권), <조선후기농학사연구>, <한국근대농업사연구>(전 3권), <한국근현대농업사연구>, <한국중세농업사연구>, <한국고대농업사연구>와 같은 저작으로 이어졌다. 고인은 18∼19세기 토지대장을 면밀히 분석해 ‘경영형 부농’의 성장에 주목했으며 이런 분석에 입각해 한국 농업의 내재적 발전론을 이끌어내고 한국 근대성의 기점을 조선 후기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연구 업적을 아우른 <김용섭 저작집>(전 9권)은 올해 2월 한국학 중앙연구 제1회 한국학 저술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됐다. 고인은 당시 수상소감을 통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왜 우리가 전쟁을 해야 하는가’를 역사적으로 규명하고 싶어 역사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한국출판문화상 저작상(1971), 연세대 연세학술상(1976), 치암학술상(1984), 중앙문화대상 학술상(1991), 국민훈장 동백장(1997), 성곡학술문화상(2002), 용재상(2009), 위당 정인보상(2019)을 받았으며, 2000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현옥씨와 아들 기중(서울대 의대 교수), 딸 소연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6시다. (02)2072-2011.

코로나19로 조문은 21일 하루만 가능하다.

고명섭 선임기자 michael@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채널 한겨레21 구독▶2005년 이전 <한겨레>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