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수입차 매장에서 고객이 수입차를 살펴보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1억원 이상 수입차 신규 등록은 3만9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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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럭셔리 브랜드 차량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의 시선이 다르다. 중저가 수입차 브랜드도 많이 나왔지만 수년씩 운행하다 보면 차량 성능에서부터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다."
7개월을 기다린 끝에 올해 초 메르세데스-벤츠 GLC 220d 4MATIC를 7000만여 원에 구입한 30대 전문직 종사자 A씨는 첫 차 선택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남들 시선이나 품위 유지에 민감한 3040세대들이 지갑을 열면서 고급 수입차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신규 등록 대수는 3만9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다. 1억원 이상 고급 수입차 판매실적이 연간 3만대를 넘어선 것은 2003년 협회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이다.
전체 수입차 판매실적(19만1747대) 중 1억원 이상 고급차 비중 또한 16.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억대 수입차 판매실적을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1만2576대, BMW 8427대, 포르쉐 5498대, 아우디 1753대, 랜드로버 915대, 마세라티 606대 등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시장 안팎에서는 고객들의 명품 선호 심리 외에 허술한 법인차 등록 규제와 개별소비세 인하 제도 변경 등도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르면 업무용 차량의 구매·유지 비용은 법인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강화된 '부동산 규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부동산 규제 여파로 집값이 급등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세금 부담이 급증한 것이 수입차 소비 확대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며 "다주택자들이 과도하게 높아진 세금을 내느니 집을 팔고 고급차를 사겠다고 하는 분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억대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BMW의 스포츠액티비티차량 뉴 X5 xDrive30d(1750대)다.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 BMW X6 xDrive30d, 포르쉐 카이엔 등 9개 모델 또한 올해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섰다. 최근 벤틀리코리아가 내년 출시 모델로 공개한 '신형 플라잉스퍼 V8'은 3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180여 건의 사전계약이 체결돼 화제를 낳았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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