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사설] "편가르기와 내로남불에 절망했다" 민주당 탈당한 금태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주류와 다른 소수 의견을 냈던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했다. 국회의원 신분이던 지난해 12월 당론을 거슬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에 기권표를 던졌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금 전 의원은 징계 직후 재심을 청구했으나 민주당은 뭉개기로 일관했다.

그의 탈당으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받을 메시지는 분명하다. 주류와 의견이 다른 자는 징계를 받고 결국 당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 싶다면 입을 닫으라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은 탈당에 앞선 통과의례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 폭탄과 악플의 좌표로 찍힌다"고 절망했다.

이처럼 여당이 당내 이견조차 포용하지 못한다면 당 밖의 더 지독한 반대 의견은 어떻게 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과 같은 소통 능력으로 집권당에 주어진 국민 통합의 사명을 다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금 전 의원도 이 점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소통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는 오만한 태도가 문제"라고 했다.

여당이 소수 목소리를 억누르면 당장은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정책 추진에 동력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당내 비판과 이견이 사라지면 위선과 오만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 금 전 의원도 이 같은 '내로남불'의 위험을 지적했다. "우리 편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 행태가 나타난다.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 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긴다"고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른 생각을 할 권리'는 불가침의 인권이며 가장 기본적인 사회 작동 원리다. 그 인권이 보장받고 그 원리가 작동되는 여당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견과 잡음은 당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증거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