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사설] “편 가르기·말 뒤집기” 금태섭 고언, 민주당 새겨들어야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를 받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제 탈당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편 가르기로 국민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질타했다. “자기 편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의 주장을 아무 해명·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 행태”도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여당 내에서 몇 안 되는 ‘바른말’ 하는 사람이었다.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금 전 위원의 탈당에 여당은 “자연인의 말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폄하하기 바쁘다. ‘철새 정치인’이라고 매도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낙연 대표가 “아쉬운 일”이라고 했지만 진정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당내 일각에선 벌써부터 중도층 이탈을 우려하며 정치적 주판알을 튕기는 행태마저 보인다.

친문 세력들은 금 전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몰려가 “함께해서 더러웠고, 만나지 말자”며 막말을 쏟아냈다.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 고발사건 때를 연상시킨다. 안쓰럽다 못해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다. 우리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이분법과 친문 지지층의 과격 행동은 ‘더불어’라는 당명이 무색할 정도다. ‘따로민주당’ ‘국민분열당’이란 오명도 개의치 않는다.

4·15총선으로 176석을 차지한 거대여당의 전횡이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여권에 불리한 증인을 배제해 국감 무용론을 불러일으켰고, 소위 심사나 야당과의 협의 등 절차도 생략한 채 임대차 3법 등을 밀어붙여 국민을 분노하게 한 장본인이 민주당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향해 던진 그의 말은 묵직하다.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진영 논리와 당리당략에 매몰돼 쓴소리에 귀를 닫는 건 불통정치다. 국민이 맡겨준 힘을 허투루 사용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여당에게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당정치 무용론’이 들릴 리 만무하다. 배려와 타협이 사라진 정치나 견제받지 않는 정권의 몰락은 역사가 증명한다. 오죽하면 오만한 여당보다는 차라리 무능한 여당이 낫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겠는가. 민주당은 이제라도 건강한 비판과 자기반성이 사라졌다는 금 전 의원의 고언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공당이 지녀야 할 덕목이기 때문이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