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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장지는 용인 에버랜드 선영…이낙연 "탁월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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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들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는 조문객을 취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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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이틀째인 26일 오전 9시 입관식이 진행됐다. 입관식은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날 오전부터 이 회장의 빈소인 서울삼성병원에는 삼성 계열사 사장단 등 정·재계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은 입관을 마치고 조동길 한솔 회장의 조문을 시작으로 조문객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의 와세다 유학 시절 같은 집에서 살았다는 조동길 회장은 "그 당시부터 회장님의 혁신적 사고와 행동방식이 인상 깊었다"며 "회장님의 큰 뜻을 이어받아 우리 경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단 이어 재계 인사 총집합



오전 9시 30분쯤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을 비롯해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차례로 조문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이 회장 타계에 "애통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또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다녀갔다.

재계 인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조문 후 "'이재용 회장'의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까, 영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돌아가셔서 안타깝다. 여러 좋은 큰 변화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경제계에서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창규 전 KT 회장은 "어른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저희가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유족께 많이 힘드셨겠다는 말씀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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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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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오후 빈소를 찾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삼성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고인과) 잘 아는 사이"라며 "생각이 많이 깊으신 분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림에 있어서 다 그게 배경이 돼서 그간 성공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조문 후 "위대한 분을 잃어 마음이 착잡하다"는 소회를 전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이자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오후 2시 30분쯤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 그룹사 사장단과 함께 이 회장의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4시 9분쯤 빈소에 도착한 김승연 한화 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장 슬픈 날"이라며 "고인을 친형님같이 모셨다"고 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조문했다.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은 오후 7시가 넘은 시각 도착해 이 회장을 조문했다. 최 회장은 "이 회장님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최대로 큰 글로벌 기업을 만드신 분이다. 그런 분을 잃게 돼서 대한민국의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2세 경영인이신데 삼성을 완전히 세계적인 기업으로 바꿔놓은 분이시니까 창업자다. 후배 기업가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에 자부심 안겼다"…입모은 정계



정계에서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전 10시 56분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을 이루시고 세계적 기업으로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삼성이 이제까지 고인이 해오신 것처럼 한국 경제를 더 높게 부양하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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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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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15분부터 빈소에 약 20분간 머무른 정세균 국무총리는 "회장님은 2세 경영인으로서 놀라운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며 반도체를 비롯해 여러 제품으로 대한민국 경제계 위상을 높였고 실질적으로 국가의 부를 만드는 데 많은 기여를 하셨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후 2시 47분 도착했다. 그는 "경제수석 때 자주 만났는데, 90년대 우리나라의 산업 전반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스마트폰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고 본다"고 평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평창올림픽 때 총리를 하면서 고인을 모시고 유치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우리 기업과 제품이 세계일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걸 실현해서 국민에게 큰 자부심 안겨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 외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도 다녀갔다. 오후 3시 이후로는 박지원 국정원장, 박병석 국회의장,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올가니카 회장)이 얼굴을 비췄다.

권은희·최연숙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과 함께 빈소를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오늘은 정당대표 이전에 새로운 도전과 창업을 통한 혁신을 꿈꾸던 기업가 출신으로서 왔다"며 "고인의 세계 흐름에 대한 안목 그리고 혁신과 도전정신은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와 정부가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자원부 장관도 조문을 마치고 나와 "고인과 개인적인 관계는 갖고 있지 않지만, 산업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재계의 커다란 분이셨기 때문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러 왔다"고 전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드린다"며 '유족들과 어떤 이야기 나눴냐'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짧게 얘기나눴다"고 답했다.

조문객이 많아 되돌아 나온 경우도 있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조문객이 너무 많아 인사도 못 나누고 간다"는 취지로 말했다. 현재 삼성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부인 조문을 제한하고 있다. 이 회장 별세 당일인 전날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한편 이날 원불교는 서울 흑석동 원불교 소태산기념관 지하1층 대각전에 이 회장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원불교 이공현 문화사회부장은 “26일 오전 10시부터 분향소를 마련했고, 원불교도뿐 아니라 일반인도 조문이 가능하다”며 “코로나 시국이라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운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분향소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약 80명이 방문해 이 회장을 추모했다. 분향소를 찾은 김모(78)씨는 "공적이 매우 크신 분"이라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세계적인 기업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영혼이 떠나시는 길을 함께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2층 17, 19, 20호에 마련됐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28일 발인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내 삼성 선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혜림·김지아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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