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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백악관 "코로나 통제 않겠다" 바이든 "트럼프 결국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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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대통령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TV토론과 유세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은 정점을 지났고 곧 자연스럽게 잦아들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25일(현지시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는 것 외에는 인위적 질병 통제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검사 확대와 감염자 추적 등 '한국식 대응'을 앞세우고 백신은 조기 출시보다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결국 어느 쪽 대책이 옳으냐에 대한 부동층 유권자의 판단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이날 CNN 인터뷰 도중 "우리는 팬데믹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백신, 치료제, 다른 완화 수단을 갖는다는 사실만 통제하겠다. 왜냐하면 이것은 독감과 마찬가지로 전염성 있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 발언은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에 독감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논란을 낳았다. 이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측근 가운데 마크 쇼트 비서실장 등 최소 5명이 줄지어 확진되며 백악관에서 2차 확산이 벌어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 사태에도 3주 만에 또다시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방역망이 뚫리자 정면돌파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분위기로 흘렀다는 얘기다. 백악관은 언론 보도를 통해 부통령 측근들의 감염 사실이 전해진 뒤에야 사실을 인정했다.

전날 펜스 부통령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긴 했으나 캠프에 광범위하게 번졌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안전을 확신하긴 이르다. 만약 대선 전에 그가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선거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측근 감염 이후 나흘간 유세를 중단했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달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CBS '60분' 인터뷰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은 검사를 늘렸기 때문"이라며 "검사를 하지 않으면 감염자도 줄어든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어 뉴햄프셔주 유세에서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반환점을 돌았다"며 "백신이 나오면 금방 팬데믹이 종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미국 내 실상은 다르다. 지난 20일 4만6000명 수준이던 신규 감염자 규모가 25일에는 2배가량 늘어난 8만2000명 선으로 폭증했다.그래프를 보면 지난 4월 초와 7월 말에 이어 3차 피크라고 불릴 만한 상황이다. 하루 사망자도 다시 800명을 훌쩍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22만5000명에 도달했다.

특히 오하이오,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주요 경합주에서 감염자가 다시 증가세에 있다는 점도 유권자 표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메도스 비서실장 발언이 나온 직후 성명을 내고 "메도스의 실언이 아니다"며 "이것이 애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었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패배의 백기를 들었다"며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 후보는 "펜스 부통령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유세 강행을 비판했다. 이에 백악관 측은 "펜스 부통령은 CDC의 예외에 적용되는 필수 근로자에 해당된다"며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25일 발표된 CBS·유고브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남부 경합주 3곳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50%대48%,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51%대47%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근소하게 앞섰고 조지아주에선 동률이었다. 하지만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승자 예측은 불가능하다.

3개 주에서 이미 투표를 마친 응답자 중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60% 안팎에 달했지만 현장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이 역시 결과 예측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지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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