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각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상속세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26일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원회의에서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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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회장에게 애도를 표한 뒤 “부고 소식에 서둘러 ‘상속세 똑바로 내라’는 엄포부터 내놓는 정치권이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 저는 의문”이라며 상속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나 전 원내대표는 “캐나다, 호주, 스웨덴과 같은 나라는 상속세를 폐지했다. 또 주요 유럽 국가들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경우도 많다”며 한국의 상속세를 근본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건희 회장 별세 소식을 접하는 대한민국 정치권이 고민해야 할 것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길”이라고도 말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사전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상속세를 완화하거나 폐지하자고 하면 안 되느냐”고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그러나 ‘상속세 완화’ 주장이 나오자 “법이 있는데 어떻게 가능하냐”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 위원장이 단칼에 잘랐다”며 “김 위원장의 노선과 완전히 안 맞는 발언이 아닌가. 회의 참석자들도 황당해하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보유 주식 평가액이 18조원대이며 이를 상속받으면 상속세 총액이 10조원대가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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