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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2020 미국 대선

미 대선, 트럼프-바이든 누가 되든 한국경제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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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기관 미 대선 영향 전망

트럼프 2기, 가치사슬 급변 불가피

WTO 탈퇴 등 보호주의 강화 예고

바이든, 관세전쟁 완화 가능성

다자주의 실행과정 시간 벌 여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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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결과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미-중 무역갈등 지속으로 우리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26일 국내 민·관 연구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 관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도 중국의 부상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기본 인식을 같이 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누가 되든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다.

실행 방식에서 트럼프는 미국 일방주의 정책을 펴지만, 바이든 후보는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조하는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차이가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바이든 대 트럼프 통상공약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대 중국’ 갈등을 ‘미국과 동맹국들 대 중국’ 구도로 무역분쟁의 전선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중국에 관세 부과, 5G 기술표준 전쟁의 하나인 화웨이 수출금지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다시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누가 되든 동북아 지역의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속도가 문제인데, 다자주의나 국제규범 준수를 표방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변화에 대비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기존의 보호무역주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유지·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2020년 미 대선 전망과 한국의 통상환경에 미칠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나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보복 조항), 무역확장법 232조(통상 안보를 위해 수입량 제한·고율관세 등 부과) 등을 활용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각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전략을 이미 파악한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은 취임 초기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중 관세전쟁이 누그러질 수 있고 트럼프의 강경한 대응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균형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바이든의 다자주의가 우리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며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 사용량에 따른 세금(탄소조정세)을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무역협정에 노동·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조항이 포함될 수 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에 느린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큰 정부를 추구하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책 기조상 기업 규제 강화가 우리의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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