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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쓰면 보험료 3배 오르는 실손보험, 이르면 내년에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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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청구액에 따라 이듬해 보험료를 많게는 3배 수준으로 대폭 할증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도입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27일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실손보험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보험연구원이 제안한 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은 ▲건강보험 비적용(비급여) 진료 이용량 연계보험료 할증 ▲자기부담률 상향 ▲외래 공제액 조정 ▲비급여 진료 특약 분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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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최양호 한양대 교수가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역할과 과제’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2018년 기준 가입자가 3421만명에 달하는 ‘국민보험’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보험사가 고객을 덜 받으려 할 정도로 골칫거리가 됐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 팔면 팔수록 보험사 입장에선 손해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내준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3.9%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나일롱 환자’가 줄었다는 올해 상반기에도 손해율은 131.7%에 달했다. 최 교수는 "손해율 급증으로 제도의 지속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적자가 커지는 이유를 소수 환자의 ‘과잉진료’ 때문으로 꼽았다. 정 연구위원은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95%가 입원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소액만 청구했다. 그러나 전체 2~3% 가입자가 연간 100만원 이상 청구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별 의료 이용량과 연계한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험료 차등제가 도입되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보험료 차등제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기본 아이디어는 ‘급여’와 ‘비급여’ 진료행위를 구분한다는 것이다. 급여 항목은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말하는데, 주로 필수 의료에 해당한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다.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진료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정 연구위원은 "급여와 비급여를 ‘기본형’과 특약’으로 분리해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비필수 의료가 많은 비급여 의료 항목이 과잉 진료에 쓰이는 경우가 많기에, 비급여 보장을 제외한 상품을 따로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는 실손보험을 가입하면 전체 급여 항목과 대부분의 비급여 항목이 보장된다.

이렇게 됐을 때 비급여 보험의 보험료는 의료 이용량에 따라 매년 따로 정해진다. 구체적으로 전년도 비급여 청구 실적을 평가해 보험료를 할인 또는 할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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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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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구위원은 할인·할증구간을 9단계 또는 5단계로 구분하도록 제안했다. 9단계로 구분하는 경우, 병원에 아예 안가는 소비자(71.5%)는 보험료를 5% 할인해준다. 가끔 가는 11.4%는 보험료가 그대로고, 나머지 17.1%는 보험료가 오른다. 가장 병원을 자주 가는 상위 1.4%는 비급여 보험료가 3배가 된다. 5단계로 구분하면 병원에 안가는 71.5%는 보험료 5% 할인이 적용되고, 26.5%는 그대로, 자주가는 2%는 보험료가 오르는데, 그중 0.4%는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오른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도 이날 공청회에서 "(실손보험의 경우) 일부의 과잉진료와 과다한 의료이용 등으로 보험료가 인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하고 누구나 신뢰하는 상품으로 재탄생하기를 기원한다"며 실손보험 개정 방향에 힘을 실었다.

손 부위원장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의무화 법안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처럼 정보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의료비 서류를 종이서류로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고 있는 상황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청구 전산화를 위한 법안이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재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의무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다수가 국회에서 발의된 상태다.

이상빈 기자(seetheunse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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