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지난달 중순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요트 '캔터51' 선주의 답이 왔다. 10월 3일에 보자고 한다"고 적은 뒤 지난 3일 출국길에 올랐다. 해당 요트는 이일병 교수가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요트 판매 사이트에서 '판매됨(SOLD LISTING)'이란 표시가 뜬 바 있다.
하지만 복수의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표시는 이 교수에게 팔렸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구매자가 먼저 구입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 교수와의 만남 일정이나 거래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구매하려던 요트는 미국 뉴욕주 동북부 플래츠버그에 있었던 '캔터51 미스트리스 V'로, 1990년에 제작된 길이 15m의 알루미늄 선체 요트다. 가격은 12만 달러(약1억 4000만원)였다. 블로그에 따르면 이 교수는 요트 구매를 위해 사위로부터 7000만원, 신용대출로 6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한국으로 귀국하지는 않은 채 친구들과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당초 고교 동창 2명과 함께 구매한 요트로 미 동부 해안을 거쳐 카리브해까지 여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2007년 종로구 운니동에 소재한 한 오피스텔을 친구 7명과 함께 공동명의로 매입하는 등 평소 친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교수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알려진 바가 없다. 그는 개인 블로그에 요트 구매 및 여행 일정에 대해 자세히 밝혀왔으나 논란이 빚어진 이후로는 블로그를 폐쇄한 상태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매를 위해 출국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거센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그는 공항에서 마주친 취재진에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느냐.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며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강 장관이 특별여행주의보를 관장하는 외교부 수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남편으로서 경솔한 처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도 미국을 포함한 북미 전 지역에는 주의보가 적용돼 있으며 외교부는 "해당 국가나 지역 여행계획은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권고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강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개인사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아쉬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이 교수의 아버지이자 강 장관의 시부인 이기을 연세대 명예교수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정부는 장례식 등 인도적 목적으로 귀국하는 경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전제 하에 14일 간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이 교수는 현지에서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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