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1명 지키려 네브래스카로
멜라니아, 펜실베이니아서 첫 유세
바이든, 6차례 ‘공화 지지’ 조지아 방문
탈환 어렵다던 아이오와도 찾을 예정
“정작 중요한 경합주 놓칠라”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에어포스원을 타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가운데, 벌 한 마리가 트럼프 대통령 주변을 날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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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일주일 안쪽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이겼던 경합주들을 지켜내려 발걸음이 바쁘다. 앞서가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통적 공화당 영토까지 손을 뻗고 있다.
트럼프는 27일 미시간, 위스콘신, 네브래스카 3개 주에서 유세했다. 대선 선거인단 각각 16명과 10명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트럼프가 전날 방문한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와 함께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박빙 승리를 안기며 대통령에 당선시킨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핵심 3대 경합주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평균치 기준으로 이들 3개 주에서 현재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3.8~9%포인트 밀리고 있다. 러스트 벨트가 무너지면 재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일상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트럼프 호황이냐, 바이든 봉쇄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가 첫 지지 유세 장소로 선택한 곳도 펜실베이니아였다.
트럼프가 이날 저녁 방문한 네브래스카는 1968년 이래 대선에서 대부분 공화당 손을 들어준 곳이다. 네브래스카는 ‘승자 독식’ 방식인 다른 주들과 달리, 전체 5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3명은 3개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에서 각각 다수를 얻은 이에게 선거인단을 배정한다. 트럼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6~7%포인트 앞서고 있는 제2선거구에 속한 오마하에서 유세했다. 선거인단 1명을 지켜내려 날아간 것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연설하기 위해 애틀랜타에 도착한 모습. 애틀랜타/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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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동선이 ‘방어형’이라면, 바이든은 탈환을 넘어 ‘공격형’ 일정을 가미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조지아(선거인단 16명)를 방문해 두 군데서 연설했다. 조지아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6차례 대선에서 연속으로 공화당을 선택한 ‘트럼프 영토’다. 하지만 지난 20~23일 <시비에스>(CBS)·유거브 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각 49% 동률이 나오는 등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든은 애틀랜타 연설에서 “2020년 대선에 민주당 후보가 조지아에 와서 선거운동을 할 거라고 4년 전에 생각 못 한 분석가들이 많다”며 “그러나 우리는 한다. 왜냐면 이곳 조지아와 미국 전역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쳤다. 바이든은 웜스프링스 유세에서는 트럼프를 “돌팔이”라고 비난하고,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속에 미국을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본받겠다고 말했다. 웜스프링스는 루스벨트가 소아마비 치료를 위해 자주 찾았던 곳이다.
바이든은 30일 아이오와(선거인단 6명)도 방문할 예정이다. 아이오와는 2008·2012년 민주당(버락 오바마)을 찍었다가 2016년 트럼프로 돌아선 주이지만,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되찾기 어려운 곳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바이든이 상승세를 타더니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 평균 0.8%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올라섰다.
전통적인 공화당 최대 텃밭인 텍사스(선거인단 38명)에서도 최근 두 후보 지지율이 47%로 똑같다는 조사가 나오는 등 트럼프를 위협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30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유세한다.
바이든의 이 같은 담대한 선거운동은 위험부담도 안고 있다. 바이든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전체 538명의 과반)을 확보하려면,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던 주들에다,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애리조나(11명) 등 6대 주요 경합주 가운데 2~4개 주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 힐>은 “바이든 캠프는 대선 막바지 시간을 ‘대승’을 위해 쓰고 정작 승리에 필요한 핵심 경합주들에서 패배할 경우, 대답해야 할 게 많을 것”이라고 짚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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