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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120조 투자 SK하이닉스, 정부 '空言'에 물길부터 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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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정부 광역상수도망으로 물 끌어오게 해 달라"
정부 "소·부·장 특화단지도 아닌데… 예산 지원 근거 없다"
용수도 구축에 수천억 소요…"투자 독려하더니 지원엔 인색"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의 용수 확보 문제가 점점 꼬이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광역상수도망을 통해 물을 끌어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정부 예산 확보가 안 돼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측은 자체적으로 공업용수도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자체적으로 공업용수도를 설립하게 되면 수천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

반도체 업계에 공업용수 확보는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업체들은 공업용수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를 반도체 생산공정 다수에 투입한다. 용인 반도체 공장에서 쓸 수원(水源)은 현재 확보된 상태이지만, 이를 어떻게 공장까지 끌어올지를 두고 기업·정부가 이견을 보인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하루 필요한 물은 26만t(톤)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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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 공장 부지 전경.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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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된다는 전제 하에 정부 측에 광역상수도망 구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1일자로 시행된 소·부·장 특별법에 따르면, 소·부·장 특화단지 내 입주기업은 용수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 약 448만㎡(약 135만평) 규모로 설립되는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국내·외 50~60개가량의 협력업체가 함께 들어가게 된다. SK하이닉스에 각종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은 대표적인 국내 소·부·장 업체들이기 때문에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특화단지 지정이 거의 확실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아직 소·부·장 특화단지로 공식 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광역상수도망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예산을 지원해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는 용인 클러스터와 인접한 경기도 평택시까지 광역상수도망을 구축하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의 용수 확보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소·부·장 자립화를 지원하겠다던 정부가 소·부·장 산업 육성의 핵심 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진다.

특히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용인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가 지난 2018년 10월 확정한 2단계 민간 투자프로젝트로 대대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프로젝트에 포함시키기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를 약속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를 독려했었다.

일각에서는 민간 투자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김 전 부총리가 물러나고, 최근 한국판 뉴딜 정책 추진에 정부의 관심이 쏠리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중국·일본이 반도체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거대 기업의 투자 개인기만 바라보는 데 그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하면 토지를 수십년 동안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국 정부와 비교하면 우리 정부의 태도는 지나치게 인색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공장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 이후 120조원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 다른 소·부·장 입주 기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10년간 총 1조22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상생펀드 조성에 3000억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상생협력센터 설립·상생프로그램 추진에 6380억원, 공동 연구개발(R&D)에 2800억원 등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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