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 플로리다에서 유세하고 있다.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부부 합동 유세는 처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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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가 파란색(민주당 상징색)으로 변하면 게임 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의 계획은 락다운(lock down·봉쇄)으로 여러분을 벌주자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대선을 닷새 앞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맞붙었다.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두 후보가 같은 날, 같은 도시에서 유세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플로리다가 대선 막판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더 절박한 건 막판 추격전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플로리다를 내주면 역전의 희망이 사라진다. 바이든은 플로리다를 잡는다면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9일 플로리다에서 드라이브인 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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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코로나19 대응 실패 공략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브로워드칼리지 캠퍼스에서 연 자동차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집중하여 공격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이날 플로리다에서는 4198명이 신규 확진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벼랑 끝에 내몰렸으며, 터널 끝 불빛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죽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데 트럼프는 백기를 흔들고 항복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어 "나는 경제를 셧다운 하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셧다운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셧다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유세 때마다 "내가 당선되면 경기 호황을, 바이든이 당선되면 경제 셧다운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 플로리다에서 유세하고 있다.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부부 합동 유세는 처음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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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멜라니아와 첫 공동 유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바이든과 전혀 다르게 접근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언급하며 "내가 나을질 수 있으면, 누구라도 나을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별 것 아니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유세를 연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군중으로 가득 찼다. 다닥다닥 붙어서 트럼프가 말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고 "4년 더"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날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유세 무대에 올랐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이 나라는 빈말과 공허한 약속이 아닌, 검증된 결과를 가진 대통령을 맞아야 한다"며 남편을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우리 플로리다에 왔어요, 여보.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라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플로리다가 갖는 중요성을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거주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옮겼고, 틈틈이 유세를 해왔다.
유세에 잘 나서지 않는 멜라니아 여사까지 동행한 것은 트럼프 부부의 플로리다에 대한 절박함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플로리다에서 유세하고 있다. 그는 "이곳이 내 집"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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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잡아야 승리…두 후보 동시 출격
두 후보가 동시에 출격한 것은 플로리다가 두 후보에게 중요한 승부처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 언론은 플로리다를 이기는 사람이 미국 46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번 대선 결과를 사실상 결정짓게 될 6대 경합주에는 모두 101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그중 플로리다에 가장 많은 29명이 배정돼 있다.
6대 경합주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시간과 위스콘신, 2개 주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보인다.
선거정보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여론조사 평균 29일 발표치에 따르면 미시간에서 8.2%포인트, 위스콘신에서 6.4%포인트 앞섰다.
플로리다 포함 나머지 4개 주에서는 통계학적 의미가 없는 사실상 동률이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 1.4%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 0.6%포인트, 펜실베이니아 4.3%포인트로 오차범위 안 접전이고, 애리조나는 동률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이 29일 플로리다에서 드라이브인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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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6곳 중 4곳 초접전
바이든이 미시간과 위스콘신을 가져가고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6대 경합주에 걸린 총 선거인단 101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55명을 확보하게 돼 대선 승리가 확실시된다. 선거인단 수는 미시간 16명, 위스콘신 10명, 플로리다 29명이다.
바이든은 지난 4월 이후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앞서다가 이번 주 들어 역전당한 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내주고도 대선에서 이기려면 반드시 플로리다를 잡아야 한다.
만약 플로리다에서 이기지 못하면 나머지 3곳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를 모두 이겨도 당선이 불가능하다.
노스캐롤라이나 15명, 애리조나 11명, 펜실베이니아 20명 등 선거인단을 모두 합쳐도 46명에 그치기 때문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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