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물산·SDS 등 수혜 전망에도 연일 하락세
SDS·생명 전망 엇갈려...지분 매각 속 조정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울린 가운데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는 연일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 별세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다수 보유한 계열사 위주로 상승 흐름을 보이는 듯했으나, 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등 증권업계로부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기대를 받은 삼성그룹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26일 13.46% 급등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삼성물산은 나흘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17.1%)을 가지고 있어 상속개시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이날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0.45%(500원) 하락한 1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소폭 반등하는 듯했으나, 장 마감 직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재용 부회장이 9.2%의 지분을 가진 삼성SDS는 전일 대비 1.46%(2500원) 하락한 16만8500원에 거래됐다. 삼성SDS 또한 지난 26일 하루 간 5.51% 상승했으나, 이후 4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발생하기 전보다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이날 이 부회장이 각각 0.7%, 0.1%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2.58%)와 삼성생명(-1.10%)도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또한 각각 4일, 3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료=하이투자증권 |
이건희 회장이 보유 중인 삼성그룹 관련 주식 가치는 삼성전자(지분율 4.18%)와 삼성전자 우선주(0.08%)를 포함해 삼성SDS(0.01%), 삼성물산(2.88%), 삼성생명(20.76%) 등 18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내야 할 상속세가 1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과 함께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TB투자증권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일제히 내놨다.
또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은 각각 배당 증액 가능성, 그룹 내 위상 및 컨트롤 타워로서의 주요성 부각 등의 이유로 삼성물산이 주가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삼성 계열사의 주가들이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충당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거나 상속받을 계열사 지분을 일부 매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은 주가 조정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SDS, 삼성생명 등에 대한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 지분 일부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상속받는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조원을 상회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삼성전자, 삼성물산을 제외한 삼성생명, 삼성SDS 등의 지분 처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SDS의 경우 상속 개시에 따라 지배주주 일가 보유지분 17.0%가량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에 따른 오버행 불확실성은 부정적이나, 지분 처분에 따른 충격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지배구조 체제에서는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 상속 등의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지배구조 체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 회장 보유 지분에 대한 상속세 대부분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에서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상속받은 삼성전자 일부 지분에 대한 매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상속받은 삼성전자 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계열 분리 수준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당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 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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