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개표 시청 모임 가질 듯
미신 신봉 트럼프, 4년 전 재현 애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유세지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 헬리콥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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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당일 밤 호텔 파티를 개최하려던 계획을 막판 변경해 백악관에 머물기로 했다. 공직자 윤리와 방역 조치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이나, 일각에선 미신을 믿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대선 당일 밤 워싱턴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아닌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 파티를 취소하고 백악관에 남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에릭은 “모임 취소가 아닌 장소 변경”이라며 “아주 아주 아름다운 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1일 선거일 밤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개표방송 시청 파티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최근 후원자들에게 보낸 선거자금 모금 요청 이메일에서도 “선거일 밤 우리와 함께해달라”며 초대의 뜻을 전했다.
일정이 바뀐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대선 당일 대통령이 본인 소유 호텔에 등장했다면 공직과 개인 사업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키울 것이 분명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러한 파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모임 규모를 50명 이하로 제한한 당국의 방역 지침을 위반할 가능성도 있다.
성대한 축하 행사를 계획했다가 일을 망칠 수 있다는 징크스를 믿어서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미신을 신봉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여건을 최대한 재현하려 애쓰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격한 것처럼 이번에는 조 바이든 후보의 아들 사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전략을 택했고, 4년 전 함께 했던 참모들로 주변을 채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전국 지지율에서는 여전히 큰 격차로 뒤져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기준 현재 전국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바이든 후보가 51.3%로 트럼프 대통령에 7.8%포인트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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