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전부터 우편투표 개표
현장투표 결과도 비교적 빨리 나와
바이든 유의미한 우세땐 승기
트럼프 간발차땐 다른 경합주 봐야
30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워스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려고 길게 줄지어 서 있다. 플로리다주/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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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는 주별로 최다 득표자가 그 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제도의 특성 때문에, 결국 몇개의 경합주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진다. 11월3일(현지시각) 투표가 끝난 뒤, 경합주 중에서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의 개표 상황을 지켜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운명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은 주마다 우편투표 접수 마감 시기와 개표 방식·순서가 다른데, 이들 3개 주는 투표 마감 뒤 비교적 신속하게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29명으로 6대 경합주 가운데 최대 규모인 플로리다는 우편투표를 선거 당일까지 접수하고, 그 개표 절차도 선거일 전부터 일찌감치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대폭 늘어난 우편투표는 서명 대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서 현장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데, 플로리다는 이 작업을 미리 해놓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는 선거일 투표가 종료된 뒤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라는 두가지의 조기투표 결과를 먼저 공개하고, 이어 당일 현장투표를 개표한다.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와 애리조나(11명)도 조기투표 결과부터 공개한 뒤 당일 현장투표 개표를 진행한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우편투표 접수를 선거일 9일 뒤인 11월12일까지 허용하고 있어서 최종 개표 완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주 당국은 전체 투표의 95%에 대한 결과를 선거일 밤에 알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우편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당일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미뤄 볼 때, 이들 3개 주에서는 선거일 밤 개표 초반에는 우편투표 결과에 힘입은 바이든이 우위를 점하다가, 현장투표 개표가 진행될수록 그 격차가 줄어드는 ‘푸른 신기루’ 현상이 잠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의 평균을 집계하고 있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 분석으로, 이들 3개 주에서 바이든과 트럼프는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 31일 현재 바이든의 우위는 플로리다에서 1.6%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1%포인트에 그치며, 애리조나는 0.1%포인트 차이다. 합쳐서 선거인단 55명인 이들 3개 주에서 선거일 밤 바이든이 유의미한 격차로 앞선다면, 다른 주들 개표 결과와 무관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반면, 이 3개 주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보이거나 박빙이라면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3개 경합주의 개표까지 지켜봐야 한다. 이들 주는 우편투표 개표 절차를 선거일 전에는 못 하게 돼 있어서 당일 현장투표 먼저 개표할 가능성이 높고, 전체 개표 속도도 플로리다 같은 주보다 느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개표 초반 트럼프가 앞서다가 갈수록 바이든이 추격하는 ‘붉은 신기루’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특히 두 후보가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를 대선 사흘 뒤까지 접수하게 해, 개표 완료가 늦다. 펜실베이니아주 캐시 부크바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선거일 뒤) 며칠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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