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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이기든, 달러 가치는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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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골드버그’ 피터 쉬프 전화 인터뷰

두 사람 모두 빚을 늘려 경기부양할 사람

금값은 결국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른다

현재 테크 주식은 버블상태, 9월이 정점

중앙일보

유로퍼시픽캐피털 피터 쉬프 투자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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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되든 미국 달러가치는 추락한다.”

투자자문사 유로퍼시픽캐피털의 피터 쉬프 글로벌 투자전략가의 말이다. 중앙일보 글로벌머니(JGM)와 10월31일 전화 인터뷰에서다.

쉬프는 ‘금만이 유일한 돈’이라고 믿는 골드버그(gold bug)다. 그에겐 빚은 만악의 근원이다. 미국 가계의 빚이 불어나는 상황을 근거로 2008년 위기를 예측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11월3일 미국 선거 이후 달러와 금 가치의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JGM이 그가 머무는 뉴욕 집에 전화를 걸었다. 마침 뉴욕타임스(NYT)가 미 국세청이 돈세탁 등의 혐의를 잡고 그의 회사인 유로퍼시픽캐피털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값 하락은 일시적 현상"



Q : NYT 기사를 봤다.

A : “유쾌하지 않은 기사다. 근거도 없다. 국세청이 조사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회사나 어떤 개인도 연루되지 않았다.”

Q : 미 국세청 조사가 오늘 인터뷰 주제는 아니다.

A : “근거 없는 이야기를 오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Q : 금값이 온스(31.1g)당 2000달러를 넘었다가 주춤하고 있다.

중앙일보

최근 조정 국면인 국제 금 값.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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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요즘 온스당 1870~189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다.”

Q : 놀랍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큰데, 금값은 눈에 띄게 오르지 않고 있다.

A : “올해 8월 2000달러를 넘었다(정확하게 말하면 현물시세가 2063달러 선까지 올랐다). 시장 가격이 정점에 올랐으면 일시적으로 조정 흐름을 보이곤 한다. 정점에서 9% 정도 떨어졌다. 이 정도면 놀랄 일은 아니다.”



“트럼프나 바이든, 그 사람이 그 사람”



Q : 이제 선거 이야기를 해보자. 미 경제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가운데 누가 되면 좋은가.

A : “두 사람 차이가 없다. 둘 다 달러 시스템엔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Q : 왜 그런가.

A :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이다.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되든, 미 연방정부 부채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지금 찍어낸 달러, 그 결과는 인플레”



Q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보인다.

A : “연방준비제도(Fed)까지 나서 너무나 많은 돈을 풀고 있다. 당신이 생산하고 번 돈보다 더 많은 달러가 나돌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다.”

Q : 돈이 많이 풀린다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론도 있다.

A : “누가 그런 이론을 주장하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역사를 봐라! 달러를 많이 찍어내면 물가는 급등했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미 테크 종목의 주가는 거품”



Q : 그렇다면, 금값이 얼마까지 오를까.

A : “온스당 5000달러까지는 오를 것이다.”

Q : 언제 5000달러가 된다는 말인가.

A :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미 달러 가치가 트럼프나 바이든 가운데 누가 되든 추락한다. 돈의 가치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표와 지지율을 얻으려 할 게 분명하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로 지명한 골드버그 주디 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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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트럼프는 골드버그인 주디 셸턴을 Fed 이사로 지명했다.

A : “평소 셸턴은 ‘달러 가치를 금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변절했다. 상원 청문회에서 평소 주장을 접었다. 아쉬웠다.”

Q : 주가는 선거 이후 어떻게 될까.

A : “현재 주가, 특히 정보기술(IT) 종목의 주가는 버블이다.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현재 주가를 정당화해주지 못한다. 돈의 힘과 개인 투자자의 열기 때문에 치솟았다. 무너질 수밖에 없다.”

Q : 최근 주가 하락이 버블 붕괴의 일부인가.

A : “나는 올해 9월 테크 주가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 피터 쉬프

폴란드계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1990년대 시어스리먼브러더스에서 증권사 경력을 시작했다. 2006년 12월 폭스TV와 인터뷰에서 “미 경제의 부채 상황이 심각하”며 “조만간 금융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예측대로 2008년 위기가 발생했다. 쉬프는 골드버그 답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가짜 돈으로 본다. 그는 “비트코인이 1640년대 튤립처럼 거품 상태여서, 언젠가는 붕괴한다”고 주장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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