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내년 전셋값 5% 상승, 집값 0.5% 하락 전망"
"정부, 실수요자 불안감 해소해야…세심한 정책 필요"
한국건설산엽연구원이 2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21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온라인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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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주택 시장은 집을 매매하려는 사람에게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힘들 시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정교하고 세심한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이재영 건설산업연구원장)
한국건설산엽연구원이 2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21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온라인 세미나'에서는 내년 주택시장과 관련한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무엇보다 전세시장과 관련한 우려가 컸다.
이날 건산연은 내년 전셋값 상승률이 올해 예상치(4.4% 상승)보다 더 확대한 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는 꾸준하지만, 임차인 보호조치로 인해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세미나 발표를 맡은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신축 주택의 경우 준공이 줄어드는 중이고 신축 주택 공급물량은 전세 매물로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주택 역시 기존 세입자 중 상당수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면 매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임차시장에 신규 진입이 어려워졌다"며 "분양시장과 같이 임차시장에서도 공공 임대주택 입주 자격 완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세값 상승폭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매매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건산연은 내년 매매가격이 올해(수도권 5.5%, 지방 3%, 전국4% 상승 예상) 대비 하락반전해 수도권 0.7%, 지방 0.3%, 전국 0.5%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즉시 입주 가능한 주택에 수요자들이 쏠리면서 초기에는 고가 매물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에서 강한 매도압박을 늦추지 않는 만큼 버티기 어려운 지역에서부터 매물이 출회해 전반적으로는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기 때문에 외곽지역에서부터 매매물량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러나 가족간 세대분리를 허용에 따라 증여가 늘어나면 시장에 매물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 역시 주택시장에 대한 비슷한 전망을 제시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부동산시장팀장은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정부가 대출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자금조달이 어려워 매매 수요가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내년에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에는 규제 학습효과, 전셋값 상승 등으로 (매매가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세시장의 경우 지금은 제도 도입 초기에 나타나는 일종의 부작용일 수 있겠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방향이 '다주택자 규제' 기조라는 것"이라며 "결국 다주택자가 전세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출발선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정부가 전세 관련 정책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군호 머니투데이방송(MTN) 건설부동산부장은 "그동안 정부가 '실수요자 보호', '투기세력 억제' 명분으로 여러 대책을 냈지만 결국 시장은 정부의 생각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정책의 의도가 좋더라도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닉바잉(공황구매)' '영끌'을 해 집을 매입한 20~40대 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과연 집값이 내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까"라며 "단기 하락도 좋지만, 수요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정부가 다독이지 못하면 '제2의 패닉바잉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민간 건축 수주의 위축으로 올해 대비 6.1% 감소한 164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민간은 부진하지만, 공공이 증가해 0.2% 소폭 회복될 전망이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건설 경기는 선행 지표인 수주만 증가하고 실제 동행지표인 건설투자가 위축되고 있어 지표 간에 괴리가 확대하고 있다"며 "시장에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확대하는 부동산 규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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