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를 물리치려면 먼저 트럼프를 물리쳐야 한다. 그가 바이러스다."(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미국 대선이 임박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사자후를 내뿜었다. 방식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합 지역 5개 주를 도는 강행군을 펼친 데 비해 바이든 후보는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과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등 남·북부 5개 주를 모두 훑었다. 이날 이동한 거리는 2300마일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날인 2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4개 경합주에서 다섯 번 유세할 예정이다.
바이든 후보는 2일에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등에서 막판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부부까지 펜실베이니아를 누빌 예정이다. 펜실베이니아주 선거인단은 20명이다. 플로리다주(29명) 다음으로 많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하이라이트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마지막 날은 두 후보 모두 펜실베이니아에 공들일 예정이다.
주말 유세전에서 두 후보는 막판 흑인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사태와 잇단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흑인 민심이 흉흉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6일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 총격에 의한 흑인 남성 사망 사건은 '펜실베이니아'와 '흑인'이라는 가장 민감한 두 가지 대선 이슈를 건드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흑인 지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바이든에게 수십 년간 배신당한 것에 대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로 흑인이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우리는 구조적 인종주의를 다룰 것이고 흑인 사회를 위한 진정한 경제적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기독교인 흑인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필라델피아에 마련된 '투표하는 영혼들'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변곡점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투표해야 한다"며 전통적 지지층에 막판 결집을 호소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수위는 점점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겨냥해 "그는 자신이 지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며 "급진 좌파인 바이든이 집권한다면 경제를 무너뜨리고 부동산세처럼 내가 여러분에게 준 모든 것이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바이러스를 물리치려면 우리는 먼저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쳐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강아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에게 환심을 사려고 하는 성향을 비꼬았다.
대선이 막바지에 이르자 곳곳에서 집단행동과 지지자들 간 충돌도 잇따랐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뉴욕주로 들어가는 관문 중 하나인 마리오 쿠오모 다리에 트럭을 멈춰 세우고 통행을 방해했다. 이곳은 현재 뉴욕주지사인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아버지인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이름을 딴 다리다. 민주당에 대한 상징적인 저항 표시다. 두 후보 지지자들은 '깃발 부대'가 돼 미국 곳곳에서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격렬한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신의 지지자들이 텍사스주 고속도로에서 민주당 유세 버스를 포위하며 위협한 데 대해 "버스를 보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 "내 생각에 이들 애국자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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