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3일 라디오에 출연, 남은 16년의 형기를 채우기 위해 전날 재수감된 이 전 대통령과 이미 3년째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통 큰 사면을 해달라"고 말했다.
야권의 현역 중진으로는 처음 사면을 거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여야와 당파를 떠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을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친이계 인사들도 하 의원의 발언을 두고 "생뚱맞다",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찾은 장제원-권성동-조해진 |
장제원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겨우 어제 감옥에 간 대통령을 두고 우리 진영에서 먼저 사면을 구걸하는 모습은 안 될 일"이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장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인사가 '난 잘 버틸 수 있으니 나라를 위해서 잘 일해달라'였다"면서 당내 일각의 사면 제안을 "한 마디로 배알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내부에선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언젠가는 본격 거론될 문제"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대출 의원은 "정치적인 계산을 떠나서 인도적 차원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는 정치적 협상을 통해 풀 문제는 아니다.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의지로, 결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태흠 의원은 "죗값을 떠나 정치보복을 자행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 아니냐"면서 "정권 스스로 결단해 국민 통합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의원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문 대통령조차 사면은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결단이 가능한 문제일 것"이라며 "그러나 두 전직 대통령을 장기간 영어의 몸으로 가둬둔다는 것이 과연 정치 발전과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냐에 대해선 정부, 여당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끝나면 사면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적지 않다. 벌써 일각에선 내년 3·1절을 타이밍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야당에서 자꾸 사면을 얘기하고 있지만 최소한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끝나야 뭐든 하지 않겠느냐"며 "지금 사면을 논하는 것은 쓸데 없는 말"이라고 했다.
침통한 표정의 친박계 의원들 |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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