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외교정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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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확히 77일 안에 재가입하겠다."
뼛속까지 외교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과정에서 승기를 잡자마자 공식화한 첫 과제는 파리기후협정 복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줄줄이 탈퇴한 다자조약에 복귀함으로써 글로벌 다자협력체계를 재구축하고 동맹 복원에 나서겠다는 일종의 선언인 셈이다. 바이든 후보가 언급한 77일 뒤는 내년1월20일로 대통령 취임식 예정일이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에서 오랜시간 외교위원으로 활동한 바이든 후보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미국의 영향력을 높이는 다자주의를 강조해온 인물이다. 앞서 공개된 외교 부문의 주요 공약을 살펴봐도 이 같은 특성은 확연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직후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협정 등에 재가입 의사를 밝혀왔다. 이란의 복귀를 전제로 이란핵협정(JCPOA)에 복귀할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 4년간 틀어졌던 주요국들과의 동맹 관계를 재정립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발 고립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은 2018년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회의다. 굳은 표정으로 탁자를 짚고 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간을 찌푸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팔짱을 낀 채 앉아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한 이 사진은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G7의 균열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2018년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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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공동선언문이 발표되기 어려울 정도로 불협화음에 시달렸던 트럼프 시대와 달리, 바이든 시대에서는 동맹 관계가 복원되며 국가 간 마찰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각국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난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오랜기간 지지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NATO 회원국과의 관계를 개선시켜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저지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호주, 일본 등 동맹국과의 관계 복원, 다자무역협정 추진도 기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도 낮춰질 전망이다.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반이란 정책을 펼쳐온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며 이란과의 관계 회복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선택적 압박이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중 관세폭탄에 부정적 견해를 밝혀왔지만, 중국과의 불공정무역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해왔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무역전쟁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 후보가 한국, 일본, 호주 등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우방국과의 연대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환경, 인권 등의 문제에 더 강경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이나 홍콩의 인권·민주주의 탄압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동시, 다자협력이 필요한 현안에서는 외교의 폭을 넓힐 것이란 관측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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