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공행진에 매매 전이된 수요, 저가주택 불 지펴
당정 일관된 목소리 내지 못해 시장 신뢰 잃어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2020.1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세수요가 중저가 아파트 매입으로 눈을 돌리면서 집값도 불안한 모습이다. 정부는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당정조차 전세시장 관련 인식에 충돌을 빚으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23%를 기록해 전주(0.21%) 대비 상승폭이 확대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울 25개구 중 이번주 상승폭이 확대된 지역은 총 16개구다.
KB주택시장동향에서도 이번주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0.7%로 전주 0.55% 대비 상승폭이 확대했다. 서울로만 따지면 지난 2009년 8월31일 0.76% 이후 최대치다. 이번주 전세수급지수는 서울 전체가 194.2를 기록해 전주(195.3)와 비슷하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 190대면 체감하는 공급부족이 최고수준인 셈이다.
부동산114의 분석에서도 서울의 전세시장은 매물 품귀가 지속되면서 0.19% 올랐다. 문제는 그 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매수 전환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 행진하면서 신규 세입자들의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라며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 가운데 일부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 추가 자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 구매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이에 입주 가능한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나오면서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전세난이 심각해지면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며 "또 이런 추세가 수도권 전방의 집값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대책을 두고 당정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우선 부동산 정책의 방향키를 잡고 간다는 방침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대안은 없는 상태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세시장 안정화할 아이디어를 부처 간에 고민하고 있는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세 3+3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관련 정부도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까진 당정청을 통틀어 전세대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이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일하다. 그는 "전세 주택을 지어서 공급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며 단기적으로 공실 상태인 아파트 또는 단독주택을 전세로 전환하거나, 상가·오피스 등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LH공사나 SH공사 같은 공적 기관을 통해 전세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여러 대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결국 물량이 중요한데 공공전세라도 얼마의 규모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희망하는 주거지 수요와 일치하는지 여부 등이 어느 정도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9913@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