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존 루이스 미국 조지아주 제5선거구 하원의원.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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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주(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가며 역전극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는 지난 7월 별세한 ‘흑인 민권운동 대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이 조지아에서 바이든 후보의 득표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 집계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27분(현지시간) 기준 개표가 99% 진행된 조지아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245만150표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을 1585표 차이로 앞질렀다. 지역별로 보면 조지아주 주도인 애틀란타나 콜럼버스·오거스타 등 주요 도시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주 외곽에 위치한 카운티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특히 고(故)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의 지역구였던 풀턴·디캘브·클레이턴에서 바이든 후보의 득표율이 유달리 높게 나온 것에 주목했다. CNN 집계에 따르면 클레이턴에서 바이든 후보의 득표율은 85%를, 디캘브와 풀턴에서는 각각 83.1%와 72.6%로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맷 바이저 워싱턴포스트(WP) 정치전문기자는 “루이스 의원의 지역구가 바이든 후보를 조지아에서 정상에 올려놓을 가능성이 실제로 있다”고 분석했다.
루이스 의원은 1960년대부터 흑인 민권운동을 이끌며 흑인에 대한 차별 철폐에 앞장선 인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지아주 제5선거구는 1987년부터 34년간 루이스 의원의 지역구였다. 그는 정치 인생을 시작한 이래 딱 한 차례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했는데,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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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루이스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러시아가 이 사람(트럼프)이 대통령이 되도록 도왔다.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며 취임식 불참 의사를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는 끔찍하고 무너져가는 지역구의 문제를 고치고 주민들을 돕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오로지 말 뿐이고 행동이나 결과는 없다. 통탄할 일”이라고 반격했다.
루이스 의원은 7월 췌장암으로 향년 80세에 별세했다. 장지는 지역구인 조지아에 마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듬달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루이스 의원의 평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내 취임식에 안 왔다”며“그는 내 취임식에 왔어야 했다. 그는 큰 실수를 했다”며 뒤끝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가 조지아에서 최종 승리하고 네바다를 확보할 경우 선거인단 275명을 확보해 당선이 확정된다. 아이만 모힐딘 MSNBC 앵커는 이를 두고 트위터에 “이 얼마나 역설적이냐”며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고 루이스 의원을 깎아내리던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와 조지아에서 추격당하고 있다. 두 거물의 정치적 유산이 트럼프의 대통령직에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겠다”고 적었다.
바이든 당선확정 경우의 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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