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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전세난 풍선효과… 김포 등 비규제지역 집값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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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규제지역 설정, ‘두더지 잡기’ 식 규제 한계

세계파이낸스

전세난의 풍선효과로 김포를 포함한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서울을 떠나 인근 비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수도권 전체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김포, 인천, 파주 등에서 전세난의 영향으로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17% 상승해 전주의 0.13%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아파트값 상승률은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경기도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김포는 아파트값이 1.94%나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26일 5억2200만원에 매매된 김포시 걸포동 오스타파라곤2단지(전용 119㎡)는 지난달 24일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새 1억2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구래동 호수마을 e편한세상(전용면적 84㎡)은 지난달 11일 3억6000만원에서 거래됐지만 불과 3주 만에 1억4000만원이 상승한 5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향후 김포시도 규제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2% 이상이면 위험 단계로, 0.3% 이상이면 심각 단계로 본다. 현재 김포 등 일부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의 정량 요건을 충족해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도 이번주 0.15% 상승하면서 지난주(0.1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연수구는 0.15%에서 0.21%, 미추홀구는 0.09%에서 0.19%로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검단신도시는 현재 분양권 가격이 3.3㎡당 2000만원으로 치솟았다. 인천시 서구 원당동 호반써밋1차 전용 84㎡의 분양권은 지난달 6억5000만원에 거래돼 3.3㎡당 1940만원을 기록했다. 파주시(0.37%)와 고양 덕양구(0.37%), 용인 기흥구(0.28%) 등도 아파트값이 눈에 띄게 올랐다.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는 올해 6·17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규제 전에 분양된 단지들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같은 집값 상승 현상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6·17 대책에서 대전 유성과 청주가 각각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인근 비규제지역의 집값도 오르기 시작했다. 예컨대 최근 3개월 간 충남 천안은 2.36%, 공주는 3.07%, 계룡은 3.34% 집값이 올랐다.

부동산 시장에선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 잠김과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출 제한이 덜한 비규제지역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히 집값이 오른 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두더지 잡기’ 식 규제로는 풍선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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