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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BBIG 이후 차기 주도주-코스피 ‘Bull의 해’ 올라타나 5G·자동차·친환경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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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눈과 귀가 쏠렸던 美 대선이 끝났다. 그러나 증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 대선 전부터 나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를 이유로 반등 기미가 엿보이나, 상승세를 낙관하기는 이른 국면이다.

국내 증시는 더 복잡하다.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강화안을 두고 오락가락하며 ‘동학개미’ 투자 심리가 크게 무너졌다. 개인투자자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크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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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코스피 ‘백두산’ 오른다?

▷2850까지 낙관…탄탄한 실적 장세

‘2021년 코스피는 백두산을 넘어설 것이다.’

요즘 증권가에서는 이런 말이 솔솔 나온다. 증권사 리서치 내년 코스피 전망치가 백두산 높이(2744m)를 넘어서는 2850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2020년 연말 조정 양상을 보이더라도 2021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주류다. 10년 박스권을 뚫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다.

최근 내년 전망치를 가장 높게 잡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예상밴드는 2100~2850이다. 대신증권도 2800이 가능하다고 봤다. KTB투자증권은 2200~2750, 신한금융투자는 2100~2700을 전망했다. KB증권은 2750, 하나금융투자증권은 2700까지 목표치를 삼았다.

공통적으로 꼽은 상승 포인트는 실적이다. 올해 ‘동학개미’의 쌈짓돈으로 주가를 급등시켰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른바 유동성 장세다. 내년에는 기업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실적 장세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195조8000억원이다. 올해(143조원) 대비 37% 늘어난 수치다.

과거에도 이익이 가파르게 늘었을 때 코스피는 ‘랠리’를 펼쳤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상장사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0년 57%, 2017년 32%였다. 두 해 코스피는 신고가를 달렸다.

특히 반도체산업 회복 기대감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25%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영업이익이 46조원대로 올해 대비 25%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대로 70% 넘게 늘어날 듯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국내 증시는 역사적 신고가 돌파에 나서는 대세 상승장 시작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근거는 ▲수출 실적 정상화 ▲전 세계적인 경기 부양 정책 환경 ▲외국인과 개인 수급 선순환 구도 본격화다.

KB증권이 내세운 희망 키워드는 생산과 투자 회복이다. 선진국 소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을 넘어섰으나 생산은 아직 절반밖에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년 생산 증가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줄어들고 하반기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며 “내년 성장폭은 작아도 이익 정상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재정확장 정책, 원화 강세 현상은 증시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요인”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 실적이 좋아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명쾌하게 결론은 안 났지만 美 대선 불확실성을 벗어났다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물론 낙관론이 현실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다. 백신과 치료제 출시가 더뎌지고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이 심해진다면 주식시장도 악영향을 받는다. 다행스럽게도 내년 상반기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제약사 임상 단계를 고려하면 빠르면 올해 연말, 적어도 내년 상반기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주가 상승 속도를 높일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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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냐 가치주냐

▷균형 맞춘 ‘바벨 전략’ 필요

대표적인 성장주인 BBIG 주가가 조정받자 기업가치 대비 가격이 싼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마디로 ‘바벨 전략’이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성장주와 ‘로우리스크·로우리턴’ 가치주를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신지윤 센터장은 성장주에 초점을 맞추되 가치주로 보완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미국 대표 기술주 실적이 좋기 때문에 성장주를 외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같은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이와 함께 자동차와 화학 등 경기 부양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형주를 덧붙이라고 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역시 “가치주 가운데 이익이 뚜렷이 좋아지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은행은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성장주와 가치주의 순환 장세가 연출될 듯 보인다”고 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과거 IT 버블 붕괴, 금융위기 등 침체기를 겪은 이후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가치주 강세 현상이 일어났다”며 “이번 팬데믹 이후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고 소비 회복에 따라 경기 민감 업종 실적이 좋아지며 가치주가 빛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에 높은 점수를 뒀다. 성장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있지만 성장주가 주식시장을 이끄는 메가트렌드가 끝났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윤희도 센터장은 “기존 재무 평가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자산비율(PBR)로 보면 성장주가 비싸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지표로는 무형자산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며 “정량화한 주가꿈비율(PDR)로 분석한다면 성장주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시장점유율을 근거로 PDR를 정량화해 주목받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실적이 좋은 가치주가 주목받을 수 있으나 가치주가 주도주로 부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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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BBIG, 선봉은 5G

▷美 대선 이후 투자 본격화 기대감

올해 증시가 BBIG의 독주 형태였다면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2021년에는 새로운 주도주의 등장이 예상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섹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G카G’다. 5G, 자동차, 친환경(Green) 관련주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2021년 트렌드는 5G다. 2019년 시작된 5G 네트워크 설비 투자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최근 미국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가 재개되면서 다시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 국내 5G 가입자 수도 10월 말 기준 924만8865명으로 연내 1000만명 고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를 채택한 아이폰12 출시도 호재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트렌드를 선도한 애플이 처음으로 5G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전 세계 5G 스마트폰 수요와 가입자 수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대선 이후 미국 내 5G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강화될수록 국내 5G 장비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오이솔루션은 기지국, 중계기 등을 연결하는 초고속 유선 인터넷 구축을 위한 광케이블 커넥터 제조업체다. 서진시스템과 케이엠더블유, 에이스테크는 기지국 장비·부품 제조업체로 삼성전자를 포함해 해외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5G 스위치 제조업체 다산네트웍스도 관련 수혜주로 꼽힌다.

통신주 강세도 예상된다. 올 3분기 통신 3사의 이동전화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전분기 대비 상승 전환한 데다 5G 순증 가입자 폭이 확대되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통신업종 가운데 최선호주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신규 5G 가입자 중 50%를 확보해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으로 수급 개선도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사용에 따른 제재 리스크가 부담 요인이지만,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적잖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은 사물인터넷 등 초연결과 관련된 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술 침투의 확산을 BBIG로만 국한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술력을 가진 기업군의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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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처음으로 5G를 채택한 아이폰12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5G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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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궤도 오른 자동차株

▷‘친환경’ 글로벌 메가트렌드 급부상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증가하는 데다 수소차 등 차세대 차량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 흐름에 올라탔다. 실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지난 3분기 판매량이 증가(1%)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포드, BMW, 폭스바겐은 전년 대비 10%가량 판매가 줄었고, 닛산은 30% 넘게 글로벌 판매량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차의 선전이 더욱 돋보이는 배경이다.

실적 개선 요인이 이어지고, 글로벌 시장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2021년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 G70, GV70 등이 추가 투입되고, 기아차도 신형 스포티지를 비롯해 쏘렌토·카니발의 글로벌 출시로 SUV와 럭셔리 신차 사이클이 확대될 전망이다. 2021년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한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성장 스토리를 구성하는 한 축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고가 신차로 인한 실적 개선과 친환경차 비중 상승에 기반해 주가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달러 약세 속에서도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엔·위안화 흐름도 현대차그룹에 긍정적이다. 일본 업체는 엔화 강세로 국내 업체와 주로 경쟁하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분 역시 위안화 강세 환경에서는 환차익 효과를 낼 수 있다.

현대차가 달려나가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주도 덩달아 들썩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부품주는 주가가 더 많이 빠지고 덜 오르는 모습을 보였는데, 향후 업황이 개선되면 키 맞추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차 관련 부품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테슬라를 필두로 하는 신규 완성차 업체의 가파른 성장도 기회 요인이다.

자동차 열관리시스템 업체인 한온시스템과 수소 저장시스템·공기압축기 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위아,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 등에 친환경차 모터를 공급하는 S&T모티브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자율주행시스템 업체인 만도도 미래차 부품주로 변신 중이다. 만도는 미래차의 핵심기술인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을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다. 올해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등 북미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플랫폼 신규 수주를 포함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액을 기록했다.

‘친환경’도 2021년 주식시장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테마다. 친환경 산업은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로 떠올랐다. 한국의 뉴딜 정책, EU의 그린딜 등 글로벌 주요국 정부는 그린 분야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동준 리서치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산업혁명과 에너지혁명은 동시에 진행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 2차 산업혁명은 석유 그리고 지금은 클린 에너지가 될 것이라 본다. 아직은 관련 시장의 크기가 작지만 점차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이런 성장 가능성을 반영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1년도 예산안에서도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가 잘 드러난다. 예산안의 10대 중점 프로젝트 중 가장 먼저 제시된 것이 기존에 발표된 한국형 뉴딜 정책의 추진으로, 환경 부문 예산은 지난해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형 뉴딜의 한 축인 그린 뉴딜에 8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며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린 에너지 부문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관련주로 꼽히는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유럽의 그린수소 정책 시행으로 글로벌 ESG펀드의 관심도 확대될 전망이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OCI와 태양광 모듈과 셀, 시스템을 설치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수혜주로 분류된다. 유니슨과 동국S&C,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 태웅 등 해상풍력 관련주도 주목할 만하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3호 (2020.11.11~11.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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