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원 "올해 마무리하려면 촉박"…내년 의료공백 2천700명 현실화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대다수는 올해 안에 국시 실기시험을 보지 못하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은 실기시험을 보고 내년 1월 7∼8일 필기시험을 치러 의사면허를 획득하지만, 이들이 실기시험을 거부하면서 내년에는 2천700여 명의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게 됐다.
의대생 국시 응시의사 표명 |
수련병원에서 인턴 의사를 모집 못 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공중보건의(공보의)나 군의관 등도 부족해질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국시 재응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국시 실기시험 문제 해결은 지난 9월 4일 맺은 의정 합의의 기본 전제"라며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주요 대학병원장 등 병원계는 코로나19 상황 속 의사 인력 대부분이 배출되지 못하면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며 의대생들을 대신해 '대국민 대리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의대생들은 지난 9월 "국시 응시에 대한 의사를 표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실기 응시대상자보다 많은 인원인 3천196명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필기시험에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사실상 의사국시를 응시하겠다는 개별적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의대생들은 "국시 문제가 의정 협의체 구성에 발목을 잡거나 협의 유불리 요인이 되는 건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 "의료 수급이나 응급실, 필수 의료 문제 등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지난 두 달간 "국민적 동의 없이 국시 추가 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건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안에 이들이 국시 실기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방도는 없어 보인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관계자는 "올해 마무리를 하려면 촉박하다"면서 "시험을 보게 된다면 기존시험 종료 다음 날인 이달 11일부터 봤으면 했는데, 내일모레 공지를 해도 올해 안에 치르기는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 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애초 9월 1일 시작 예정이었던 실기시험을 9월 8일로 일주일 연기했고, 재신청 기한 역시 두 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의협과 정부, 여당이 해당 정책들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접수를 거부했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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