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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바이든 축하글에 희미한 "트럼프 재선"…英총리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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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 전 세계 6명의 지도자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아일랜드 등 전통 우방국 지도자들과 통화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 이미지에 희미하게 트럼프 재선과 연관된 문구가 발견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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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는 과정에서 트위터에 트럼프 재선과 관련된 문구가 희미하게 발견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BBC 방송에 출연한 존슨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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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지난 8일 트위터에 올린 바이든 당선 축하 메시지의 배경에 희미하게 '트럼프'와 '재선'이라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나타났다.

더타임스는 "바이든 당선 축하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다른 더 긴 메시지 위에 겹쳐 썼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메시지 파일의 밝기를 조절해보면 실제 바이든 당선 축하 메시지보다 작은 서체로 '트럼프, 재선, 그의 미래' 등의 문구가 쓰여있는 게 보인다는 지적이다. 영국 정부는 기술적 결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 대선이 박빙이어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두 종류의 메시지를 준비했다"면서 "기술적 결함으로 다른 메시지의 일부가 그래픽 배경에 박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 비판론자들은 "존슨 정부는 그간 트럼프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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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며 올린 트위터 글 뒤로 희미하게 트럼프 재선을 축하하는 문구가 떠올랐다고 영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카이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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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해프닝'은 차치하고라도 조 바이든 당선인과 보리스 존슨 총리 사이는 다소 껄끄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존슨을 트럼프의 '물리적·정서적 복제인간'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 배경에는 존슨 총리가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해 했던 '인종주의적 발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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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나토 리더 서밋에서 만났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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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 대통령은 4년 전 브렉시트 논의가 한창일 때 마지못해 개입해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잔류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당시 보수당 국회의원이자 브렉시트 캠페인의 주역 중 한 명인 존슨은 "'부분적인 케냐인'이 대영제국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부가 한때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이라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런던 시장을 지낼 때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철거한 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다. 존슨 당시 런던 시장은 "반(半)케냐 혈통을 가진 대통령이 대영제국을 혐오하는 상징적인 행동을 했다"고 분개했다.

이런 발언이 오바마 정부 때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당선인의 반감을 샀을 것이라는 게 CNN의 분석이다. CNN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바이든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바이든이 관심을 갖는 기후 변화 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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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가 되게 하라"라는 푯말을 지지자의 정원 앞에 꽂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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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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