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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하나…산은 "여러 옵션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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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효율 위해 항공업 빅딜 검토… 세계 10위권 항공사 탄생하나
산업은행, 한진칼 유상증자 통해 지원하는 시나리오… 강성부펀드 반발 예상

대한항공(003490)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을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내 1, 2위 대형항공사(FSC) ‘빅딜’을 통해 초대형 국적항공사를 출범시키겠다는 것이다. 항공업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당국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권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협의중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가지 옵션 중 하나"라고만 밝혔다. 이달 중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의향서(LOI)를 보내고, 공식 인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르면 내주 열리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두 회사의 합병추진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조선비즈

인천공항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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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180640)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FSC를 한 곳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될 경우 자산 40조원, 매출 19조 6492억원에 이르는 세계 10위권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된다. 대한항공의 보유 기체는 173대, 아시아나항공은 86대다. 259대로 경쟁사인 에어프랑스의 보유대수 225대를 웃돌게 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KCGI(강성부펀드) 등이 참여한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한진칼 3자 주주 지위를 확보하면 조 회장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을 얻게 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진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41.14%, KCGI 등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46.71%다.

산은이 한진칼의 구원투수가 되는 시나리오로 특혜 논란이 불거질수도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가 인수설에 대해 "전혀 확인된 바 없으며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경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이 구성한 3자 주주연합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열악한 재무구조도 걸림돌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2291%에 달한다. 자본잠식률도 56%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객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도 불투명하다. 자칫 독과점 우려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두 회사를 합치면 국내선 기준 수송객 점유율이 62.5%로 올라간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채권단은 현재 EY한영과 베인앤드컴퍼니를 자문사로 선정,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정보를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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