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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대권이 아닌 서울시장으로 체급을 낮추라는 목소리가 야권 내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 이겨 2022년 대선 승리의 도우미가 되라는 요구입니다.

당내 개혁 성향으로 꼽히는 초선 박수영 의원은 17일 "(대권주자들이) 시장선거에 먼저 나와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초선들이 꽤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는 "소위 우리 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분 중 그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았던 분들은 서울시장 출마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유승민·오세훈·안철수 3명 중 1명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야 승산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서울시장으로 체급을 낮춘다면 선거의 승산을 높이는 동시에, 보궐선거 과정에서 지목되는 고질적 인물난을 해소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선거라는 것이 금방 하늘에서 인물이 뚝 떨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는 사람이 다크호스로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거론되는 잠룡들이 대권주자로서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평가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습니다.

이들이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인 만큼 보수 내 지지층 확산을 위한 돌파구로서 재보선 출마를 검토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를 반영하듯 각 후보 주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조심스럽게 권유하는 이들이 있다는 후문입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비장함이 있다"며 "선거가 임박할 때까지 이 3명 가운데 누구도 출마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당에서 전방위로 이들을 설득하려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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