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세난 심화 집값 오른다'
KDI '유동성 증가로 집값 오를 수밖에 없어'
현대 ·LG 등 대기업 경제연구소 '건설 경기 회복'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속속 내년 주택시장 전망을 발표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남산서울타워 전망대에서 한 시민이 서울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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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하나둘 내년 경제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건설·부동산 부문에 대해선 대부분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중저가 주택 수요 증가’, ‘사회간접자본(SOC) 확대에 따른 건설투자 확대’ 등이 내년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핵심 키워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전국 주택가격이 1.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금리, 풍부한 시중 유동성, 전세가격 급등 등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릴 주요 요인으로 판단했다. 지역별 집값 전망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내년에도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몰린 수도권 외곽 지역 집값이 많이 오를 것을 시사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세가격 급등에 따른 중저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난은 내년이 올해보다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전셋값 상승폭이 올해 4.4%보다 더 확대된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새 아파트 입주량이 올해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공급이 대폭 감소하고,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임차인 보호조치가 강화되면서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유동성 증가를 집값을 자극할 가장 큰 변수로 판단했다. 올 3분기 기준 전년 동기대비 9.5%나 늘어난 통화량(M2) 효과는 주택가격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KDI의 판단이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실증 분석 결과 통화 공급 증가는 주택가격을 단기적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주택시장은 다른 실물경제 부문과 달리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통화 공급 증가의 영향이 단기적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택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경우, 땅을 사서 인허가 절차를 거쳐 준공될 때까지 최소 2~3년 걸리기 때문에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급을 빨리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화량이 단기간에 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정부의 SOC 투자 확대를 주목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사업 등을 위해 내년 SOC 예산을 전년보다 11.9% 늘어난 26조원으로 정했다. SOC 투자가 늘면 땅값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자극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연구소는 “토목건설 투자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 주거용 건설도 늘어나고, 미분양이 감소하는 등 건설업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엔 건설투자가 늘고, 주택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수주, 착공실적 등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미분양 물량 감소로 주택 투자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며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0.5%, 하반기 3.2%로 연간 1.9% 늘어날 것”이라고 기간별 전망치를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도 건설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미분양주택이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는 등 공급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유휴부지 활용, 용적률 상향 등 공급 확대 방침을 밝히고 있어 내년에는 주택투자가 수년만에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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