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시신을 수색 중인 해양경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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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공무원의 아들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신 의원 등이 고인과 유족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모씨의 아들 측은 19일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1층에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아들 대신 어머니(이씨의 전 부인)와 법률 대리인(김기윤 변호사)이 참석한다. 아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신 의원이 지난 9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고인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신 의원은 당시 “월북은 반국가 중대범죄이기 때문에 월경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막고, 그래도 계속 감행할 경우는 사살하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월경을 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인 상식입니다”라고도 했다.
[신 의원 페이스북 캡처] |
또 이씨 아들은 해경의 김홍희 청장과 윤성현 수사정보국장, 김태균 형사과장을 상대로도 진정할 계획이다. 해경은 지난달 22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면서 “이씨가 도박 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씨 아들은 “해경이 이씨의 도박 사실(도박 송금 기간, 횟수, 금액 등)을 집중적으로 공개한 것도 아버지와 유족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밝혔다. 아들은 “무궁화 10호(사고 선박) 선원들의 진술 조서 등 초동 수사자료는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비공개하면서 월북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도박 사실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공개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국회의원과 해경이 ‘월북하면 사살해도 된다’ ‘정신공황’ 취지의 발언을 해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정신적인 가해 행위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1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사건 관련 정보를 유가족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답변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또한 퀸타나 보고관은 내년 초쯤 사건 조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이던 이씨는 지난 9월 22일 새벽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뒤 38㎞ 떨어진 북한 측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졌다.
김민중·김태호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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