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매가가 치솟자 가격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내놓은 집을 거둬들이면서 한때 아파트 매물이 씨가 마르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2021년에도 집값은 상승 기류를 이어갈 전망이다.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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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규제에도 집값 오른다
▷줄지 않는 대기 수요에 전세대란 여전
2020년은 부동산 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도전과 실패’였다. 턱없이 오르는 집값에 정부는 6·17 대책, 7·10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집값 잡기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규제가 주택 가격을 폭등시키면 다시 그에 맞춰 규제를 내고 다시 집값이 폭등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 평균은 10억원을 넘어섰다. 노원, 금천 등 서울 변두리 지역에서도 10억원 아파트가 속출했다. 주택 매매가 힘들어지자 수요는 전세로 몰렸다. 폭증한 수요에 하반기에는 전례 없는 전세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에도 부동산 시장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과 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 데다 건설 투자 규모는 날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2021년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도 영향이 크다고 내다본다. 돈은 많은데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아 급증한 건설 투자 규모는 2021년에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총 16조6000억원이 국가균형발전에 투입된다. 교통망 확충과 물류망 확보 등 인프라 구축이 주요 골자다. 개발 호재가 존재하는 인프라 중심 건설 투자는 부동산 가격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돈과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급난 해소책으로 기대를 모으는 3기 신도시는 당장 2021년에 입주가 어렵다. 사전청약에 따른 분양 수요 해소 정도만 가능하다.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매년 공급해야 할 공공임대주택 물량은 준공 문제로 인해 공급이 20%가 밀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8·4 대책을 통해 도심 고밀도 개발과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을 내놓으며 주택 공급 확대 방침으로 적극 돌아섰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공급 계획을 늦게 제시했다. 2021년부터 당장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임대차 시장을 흔들었던 전세대란은 내년에도 재현될 조짐이 크다. 전세 매물은 그대로인 반면 전세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중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1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6129가구로 2020년(4만8754가구)에 비해 2만가구 이상 적다. 경기 지역 아파트 물량도 2만여가구가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0만가구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세 수요는 더 급증한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면 청약 당첨자들이 실입주 전까지 세입자로 살아야 한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고스란히 전세 수요자가 되는 셈이다. 특히 봄·가을 이사철과 방학 등 전세 수요가 급등하는 특정 시기에는 올해와 같은 전세대란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2021년 수도권 전세가는 상승 요인이 하락 요인보다 많다. 전세 매물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고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은 기존 정책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 정부의 묘수가 필요하다.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2021년 서울 전세 가격은 10% 넘게 오르며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의 생각이다.
실물경제는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동학개미’의 등장으로 증시는 오히려 활황을 띠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2021년에는 경제 회복 기대감에 더 많은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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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는 꾸준히 상승 전망
▷반등장 소외된 업종도 주목
동학개미운동. 올해 초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출렁일 때 등장한 단어다. 동학개미에 이어 서학개미 등 여러 ‘버전’이 생길 정도로 익숙한 신조어가 됐다. 코로나19 시대 주식시장은 활력을 띠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이 증시로 흘러 들어간 데다, 2030세대까지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지며 ‘주식’이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결과다.
2021년에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듯 보인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종식 여부가 불분명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에 따라 주식시장도 크게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미국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 예방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자 세계 각국 증시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2020년에 이어 ‘BBIG’가 될 듯 보인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성장 종목인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을 뜻하는 BBIG 산업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격히 성장했다. 2020년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1~10위가 모두 BBIG 기업이었다. BBIG 주들은 모두 코로나19 시대의 ‘언택트’ 문화와 연관된 만큼 2021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와 바이오 산업도 2021년까지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2020년 나타났던 BBIG 편중 현상은 2021년 완화될 수 있다. 대신 2020년 반등장에서는 소외된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전자·철강·조선 등 중후장대주는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자동차 관련주는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서 성과가 드러나는 만큼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코로나19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2021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3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시장 역시 2021년까지 투자자 관심을 받을 듯 보인다. 눈에 띄는 곳은 미국과 중국 시장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중국은 코로나19로부터 가장 빠르게 회복 중인 나라로 꼽힌다.
해외 투자에서 주목할 만한 부문은 그린에너지·5G·IT 등이다. 그린에너지는 탄소배출 감소, 친환경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세계 각국에서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유럽연합은 최근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제로 시대를 열 계획을 발표하며 ‘친환경’ 흐름에 불을 지폈다.
5G는 그동안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투자 속도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21년은 5G 투자가 본격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아진다. 최근 애플이 처음으로 5G가 지원되는 스마트폰 ‘아이폰12’를 내놓는 등 5G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T섹터는 비대면 생활 일상화에 따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마존과 구글(알파벳)을 비롯한 대형 테크주를 비롯해 쇼피파이, 트윌리오, 줌 등 언택트 관련주를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박지영 기자 autum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4호 (2020.11.18~11.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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