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
"ANA-JAL 통합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일본에서 한국처럼 양대 항공사의 통합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항공산업이 크게 흔들리면서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치면 세계 15위...ANA, JAL 제쳐
전 세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항공사들이 일제히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국 내 3대 항공사에 한 회사 당 최대 7,800억엔(약 8조3,000억원)의 대출 한도를 마련했으며 독일 정부는 루프트한자에 90억유로(약 11조8,000억원)를 지원하고 지분 20%를 받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항공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항공산업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면서 “일본에서도 사풍이 다른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이 상황에 따라 통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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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본의 양대 항공사는 모두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도 2사 체제였던 만큼 일본에서도 양대 항공사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그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일본 경제규모의 4배에 달하는 미국에는 항공 대기업이 3곳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도 양대 항공사가 필요하진 않다는 견해가 존재했었다.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 둘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 전체적으로 보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최근 전일본공수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통합론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의 한 항공사 전직 임원은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을 통합한 뒤 전일본공수에서 출자를 한 항공사 스카이마크 등은 완전히 독립시킨다면 국내선에서의 경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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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양대 항공사 체제 금융위기에도 안 변해...이젠 재고해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로 양대 항공사의 통합론은 다시 크게 불붙을 전망이다. 일본항공은 내년 3월까지 국제선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25~45%, 국내선의 경우 72~87%까지 회복된다고 보고 있지만 10월의 여객수를 보면 국제선이 전년 동월 대비 4%, 국내선은 53%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일본공수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닛케이는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2001년 9.11 테러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고 재편돼왔지만 일본의 항공산업 체제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한국의 1위, 2위 항공사가 통합될 정도로 경영환경이 달라졌다. 이는 항공업계의 ‘뉴노멀’로 현재 일본의 양대 항공사 체제가 그대로 갈지를 두고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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