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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민 100명 중 5명 우울증...우울증 있으면 극단적 선택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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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 교수(좌)와 예방의학과 조민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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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5명이 우울증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과 조민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진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가 약 5.3%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2∼2013년 전국의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101만여 명의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2002년 전체 표본 대비 약 2.8%였던 우울증 환자가 2013년에는 5.3%로 약 2배 가까이 유병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국내 우울증 유병률은 약 3% 정도로 5%가 넘는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되어 왔는데 이제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 된 것이다.

성별로는 남성의 약 3.9%, 여성의 약 6.8%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이 우울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우울증 환자의 비율도 증가했다. 20∼30대의 약 2.7%가 우울증이 있었던 반면 40∼50대는 약 5.7%, 60∼70대는 약 13.9%, 80대 이상은 약 18.4%가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이 있는 집단과 정상 집단으로 나눠 집단별로 자살률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 집단의 자살률이 약 3.8배 더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자살과 관련 있는 요인으로 알려진 성별, 나이, 소득 수준, 거주 지역에 따른 자살률도 분석했는데, 남성이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자살 위험이 각각 약 2.5배,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조 교수는 “전체 표본 집단 대비 우울증으로 새로 진단되는 환자들의 비율은 매년 비슷했지만, 전체 유병률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증이 잘 치료되지 않고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우울증뿐만 아니라 자살률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크게 늘었는데,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활동이 줄어들다보니 흔히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불면증이 나타나거나 무기력함이 2주 이상 지속되는 등 우울감으로 인해 일상 생활이 힘들다고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아 최대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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