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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12월3일 ‘사랑과 영혼’ 개봉에 반발한 영화인들…왜?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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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 1990년 12월3일 <사랑과 영혼> 개봉에 반발한 영화인들…왜?

1988년 9월, 서울 신촌 신영극장에 누군가가 뱀을 풀어뒀습니다. 다국적 영화 배급사인 UIP가 직접 배급한 <위험한 정사>가 상영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당시 미국 영화 직배 반대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건이었습니다. 나중에 <남부군> <부러진 화살> 등을 만든 정지영 영화감독이 뱀을 풀도록 한 ‘주인공’이라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영화인들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뱀 사건 이후로도 직배를 통한 상영이 이어졌습니다. 3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서울 시내 중심 영화관 중 한 곳이 <사랑과 영혼> 상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실렸습니다.

경향신문

영화 <사랑과 영혼> 스틸컷.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계가 미국 영화 직배 문제로 또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미국 영화 직접 배급의 마지막 보루였던 서울 시내 중심 영화관 중 하나인 시네마타운이 1일부터 미 UIP 영화 <사람과 영혼>의 상영을 시작하면서 2년 만에 본격 진출하자 영화인협회를 비롯, 각 단체들이 잇달아 반대 성명을 내는가 하면 극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연일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988년 <위험한 정사>를 국내 시장에 첫 직배한 이후 국내 영화계의 커다란 저항 때문에 변두리 극장에서 명맥을 유지해온 UIP사는 ‘한국 영화의 브로드웨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중심 극장가를 파고듦으로써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업계는 앞으로 날이 갈수록 시장(극장)을 잃어갈 전망이어서 사태가 심각하다.”

당시 영화계 관계자들은 “미국 직배 영화가 서울 시내 중심가에 들어옴으로써 이제 국내 영화인들이 시장을 잃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미국 영화 직접 배급이 시작된 이후인 1990년대 초 한국 영화 점유율은 15%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 수준이 질적으로 성장하면서 2011년 이후부터는 한국 영화 점유율은 5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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