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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AI 잘 다루는 창의적 인재가 미래사회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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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김정호 KAIST 교수 온라인 대담

동아일보

인공지능(AI) 시대의 리더와 예술에 대해 온라인 대담을 하는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왼쪽 사진)와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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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이 ‘AI(인공지능):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라는 주제로 3개월간 열어온 대전비엔날레 2020이 6일 막을 내린다.

폐막을 앞두고 선승혜 시립미술관장이 비엔날레를 마무리하며 전문가 초청 온라인 대담을 가졌다. AI 응용 전문가인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의 대담은 전시로 보여줄 수 없었던 얘기들을 담았다. 선 관장과 김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동아일보·채널A 주최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심사를 진행하며 AI의 창작 가능성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미래 사회의 리더는 AI를 능숙하게 다루고 융합 지식을 토대로 AI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AI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인간보다 잘한다. 상상력도 펼치고 창작도 한다. 데이터를 학습해 감정과 의식, 철학을 갖는 ‘일반 인공지능’이 10년 내로 실현될 듯싶다.

=이런 시대에 산다는 건 행운 아닌가. 이번에 비엔날레 디지털 트윈 미술관을 처음으로 만들어 봤는데 오프라인 전시가 끝난 후에도 영원히 계속된다.

=행운인지 불행인지는 두고 봐야겠다, 하하. 지금도 자동차 여행을 할 때 인간이 내비게이션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가 대신하고, 인간이 로봇으로 전락하는 ‘인공인간’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예술계도 이미 큰 도전을 맞고 있다. 20세기 들어 음악, 미술, 건축 같은 전통예술에 이어 미디어, 대중문화, 팝아트 같은 새로운 분야가 등장했다. 이제 디지털과 인터넷,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영향으로 ‘디지털 예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미술과 음악, 문학 등 여러 분야가 융합돼 듣도 보도 못한 장르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이제 예술가는 붓이나 악기처럼 AI를 도구로 잘 다뤄야 하고, 그걸 넘어 무얼 할지 고민해야 한다. AI가 흉내 내지 못할 고도의 창작성 개발이 요구된다.

=예술은 아름다움의 추구다. 그 아름다움에는 감정의 다양한 것들과 윤리, 역사도 포함된다.

=신기하게도 학생들이 과제로 제출한 반도체 설계도면 등을 보면 예쁘면 성능도 좋다. 그리스 건축물 등에서 발견되는 균형과 대칭 등이 주는 아름다움이 아닌가 싶다. AI를 다루는 입장에서 그런 아름다움도 학습된 것이 아닐까. 미의 기준도 생존 등 여러 필요에 의해 유전자(DNA)에 심어진 것일 수 있단 얘기다. 이제껏 인간의 본성이라 여겼던 부분들이 실제로는 진화하며 학습된 것이다. AI도 모방, 변형, 융합 등 학습을 통해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그렇더라도 철학이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한 것 아닌가.

=인류가 서로 배려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해야 이를 학습한 AI가 그런 세상을 구현할 거다. 그러려면 인간 스스로 먼저 그런 가치와 윤리를 확립해야 한다.

=결국 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AI 시대 리더의 자질과 대학의 역할에 대해 묻고 싶다.

=앞으로는 AI를 능숙하게 다루고 융합 지식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가 경쟁력을 갖는다. 디지털 혁신과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그릇을 마련해 AI와 인문학, 철학, 예술을 함께 담아야 한다. 과학기술 지식만으로는 공존과 지속이라는 인류의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 그 그릇은 글로벌로 넓혀져야 한다. KAIST는 그동안 산업 인재를 길러내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했는데 앞으로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고 협력해야 한다. 다행히도 연구실의 제자들은 테슬라,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많이 일한다. 일론 머스크 같은 창의·융합형 인재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과학기술뿐 아니라 예술과 인문학 소양도 갖춰야 한다. KAIST 등 이공계 대학들도 예술과 인문학 교육과정을 확대해야 한다.

=AI와 디지털은 예술에 큰 도전이자 기회인 것 같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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