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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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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이냐" 묻는 김용민, '나꼼수'도 쪼갰다…문파의 '편가르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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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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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방송인 김용민씨(가운데)를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오른쪽), 주진우 기자(왼쪽)가 응원하는 모습.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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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과정에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 사이의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추 장관 행보를 지지해 온 방송인 김용민씨가 주진우 기자를 향해 "윤석열 패밀리"라며 '우리 편이 아니라'고 규정하는 모습을 두고 친문 강성지지층의 '편 가르기' 행태가 재현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주 기자가 우리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분들이 적잖다"면서 "그러나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그동안 주 기자의 행적과 발언을 살펴볼 때 그가 과연 같은 편인지 의문을 가질 일이 적지 않았고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

주 기자는 진행을 맡은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직무배제와 징계요청에 대해 '추 장관이 너무 한다'는 취지로 얘기하고, 추 장관이 징계 근거로 든 법관 사찰 문서에 대해서도 "조악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김씨는 주 기자에게 "'윤 패밀리'로서 윤 총장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윤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믿는 지지자 절대 다수에게 같은 편인 양 기만한 행위는 용납받을 수 없다"면서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 사이에 '내분'을 야기할 가능성을 염려했으나, 이렇게 전선이 명확할수록 피아구분은 명확해져야 한다"고 썼다.

두 사람이 방송인 김어준,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대표적 진보성향 팟캐스트 나꼼수를 이끌어 온 주축이란 점 때문에 김씨의 주 기자 저격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나꼼수 진행자들이 여권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내부 갈등은 더 의외라는 평가다.


"'문파'만 남은 정치...갈등 조정기능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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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법무부 호송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0.11.3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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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들의 분열을 두고 SNS에 "나치 법학자 칼슈미트의 말 '정치적인 것의 본질은 피아구분에 있다'고 인용하며, (김씨의) 멘탈리티 보세요"라고 적었다. 추-윤 갈등 관련 두 사람의 이견이 '우리 편이 아니다'로 이어지는 김씨의 주장이 전형적인 '편 가르기' 행태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친문 강성 지지층의 편 가르기 행태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이어졌다. 10월 말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진 전 교수와 같은 칼 슈미트 발언을 인용해 "얼핏 보기에 영리한 말을 했지만, 그런 영리한 생각이 결국 약자에 대한 극단적 탄압인 홀로코스트와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다"고 썼다.

아울러 "탄핵을 거치면서 보수·진보를 넘어 상식적인 세력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정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과거에만 집착하고 편을 나누면서 변화의 중대한 계기를 놓쳤다"고 민주당 주류인 친문 강성 지지층을 비판했다.

당내 소신파인 조응천 의원 역시 지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만연한 '편 가르기'를 비판했다. 그는 SNS에서 "언제부턴가 우리 편과 저 편을 가르기 시작했고 이중 잣대로 가늠했다"며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층인 '문파'가 오히려 여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내 이견을 '내부 총질'로 깎아내려 문자 폭탄과 '악플 좌표찍기'로 응징하는 행태가 생산적 토론 문화의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박근혜 정권 후반기 '친박' 강성 팬덤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의 역할은 갈등을 조정하고 조율하는 것인데, 강성 지지층들만 남게 되면서 정치의 본래 기능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팬덤 정치도 점차 정치를 극단적, 적대적으로 만들면서 갈등 조정기능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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