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BTC당 2만 달러 근접…사상 최고가 경신
2017~2018년 광풍·폭락 때와 다른점은?
코로나 시대 '대안 안전자산' 평가 나오지만
회의적·비관적 전망 여전…"투자 유의해야"
재생(▶) 버튼을 누르면 '성시경 쇼' 비트코인 분석 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기획취재팀] 가상자산(암호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이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7~2018년 급등과 대폭락을 겪은 뒤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비트코인이 화려하게 부활한 모습인데요.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이 만드는 시사경제 팟캐스트 '성시경 쇼'에서 분석한 비트코인의 현재와 미래를 기자수첩 형태의 텍스트로 정리했습니다. 폭락으로 끝났던 지난번 광풍 때와 지금 상황은 정말 다른 걸까요? 앞으로의 투자 전망은 어떨까요?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디오 팟캐스트 듣기 링크 → http://www.podbbang.com/ch/1777067?e=23895405)
'사상 최고가' 경신 비트코인, 국내 최고가는 아직?비트코인은 지난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의문의 인물이 만들어 공개한 암호화폐(Cryptocurrency)입니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개인 간(P2P) 거래가 가능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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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대 발행량이 2100만 비트코인(BTC)으로 한정돼있어 기존 화폐의 숙명인 '발행 주체에 의한 가치 등락'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회의론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다"고 비판합니다만, 이를 비웃듯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50% 급등했습니다.
결국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달러화로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기준 장중 1만9668달러(약 2178만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원화) 거래소 기준으로는 아직 최고가와는 거리가 먼데요. 지난 2017~2018년 광풍 당시 국내 거래소에서는 1BTC당 2500만원~270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해외 시세보다 국내 거래 가격이 더 비싼 '김치 프리미엄'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6일 현재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1BTC당 208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기준 최고가 경신을 하려면 500~600만원은 더 올라야하는 상황입니다.
2017~2018년 광풍·폭락 때와 무엇이 다를까비트코인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됩니다. 먼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을 대체하는 '대안 안전자산'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평가입니다.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큰 손'들이 비트코인을 리스크 분산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 구글 트렌드로 본 대중들의 비트코인 관심도는 지난 2017~2018년 광풍 때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태입니다. 즉, 최근의 가치 상승은 그때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서라기보다는, 기관들이 '조용히'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지난 10월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활용한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힌 것도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습니다.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데, 페이팔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은 2600만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을 비판해온 비관론자 일부가 입장을 다소 선회한 듯한 코멘트를 낸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의 코멘트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2018년 10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을 두고 "모든 사기와 거품의 어머니"라고 말할 정도로 부정적이었는데요. 그랬던 그가 최근 인터뷰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부분적으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다른 엉터리 코인과는 달리 공급량이 얼마나 늘어나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쉽사리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등의 코멘트를 내놓은 겁니다.
회의론도 여전…묻지마 투자는 '필패'회의론도 여전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루비니 교수의 최근 인터뷰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듯한 미묘한 입장 변화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 자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확장성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고 분산돼 있지도 않으며 화폐도 아니다"라고 언급한 건데요. 투자를 판단할 때는 긍정적 전망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같은 회의적(부정적) 전망을 충분히 살펴야 합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특성상 변동성이 어마어마하다는 점도 개인 투자를 권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향해 달려가던 지난단 말에는 장중 한때 10% 넘게 폭락하기도 했는데요. 이익실현 매물이 나온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부 규제로 인한 가치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가상화폐 업체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트위터에 "미국 정부가 디지털 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를 계획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글을 올린 데 따른 영향이라는 건데요. 탈(脫)중앙화를 핵심으로 하는 암호화폐가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정부의 규제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면 투자 위험도는 그만큼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것은 언제든 급락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데요. 장 시작시간과 마감시간, 상한가 하한가 등 각종 시세 급변동 완화 장치가 있는 주식시장과는 달리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24시간 거래소가 돌아가고, 급변동을 막을 완화 장치도 전무합니다. 투기적 매매에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죠.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도 이같은 위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기능 등을 수행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부의 저장 수단으로 좋지 않다.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비판입니다. 달리오는 설령 비트코인이 기존 법정 화폐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불법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기획취재팀=배두헌·김지헌·김성우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 '성시경 쇼'는? =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 3명의 젊은 기자들이 모여 만드는 시사경제 토크쇼. '성공에는 별 도움 안되는 시사경제 토크쇼'의 준말이다. 주요 경제 뉴스를 딱딱하지 않게 소개하고 재미있게 분석하는 게 목표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과 오리지널 ES 계약을 맺고 방송을 송출한다. 팟빵에서 '성시경 쇼'를 검색하면 각 에피소드를 찾아 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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