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바이든 첫 통화 후 美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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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사진 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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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재임 중 주창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조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이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에서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8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바이든 씨는 트럼프 정권의 단어를 쓰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무성으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가는 다른 사람의 구두는 비싼 것이라도 신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와 차별화를 꾀하면서 구호가 변형 또는 폐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은 2016년 8월 당시 아베 총리가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강연하면서 사실상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하기 위해 발표한 개념이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표방한 '리밸런스'를 대체할 아시아 정책을물색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미·일 양국의 공통 방침으로 삼는 것에 합의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이 이 단어를 피하는 모습은 이미 나타났다. 지난달 12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바이든 당선인과 첫 전화 회담을 할 때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와 관련한 미국 측 발표에는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의 기초로서 미·일 동맹을 강화한다"는 방침에 관해 협의했다고 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회담 이틀 뒤인 지난달 14일에는 일본 정부도 메시지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스가 총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후 기자들에게 "'평화롭고 번영한 인도·태평양'을 함께 만들고 싶다"고만 밝혔다.
아사히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제창한 아베 정권의 끝과 미국의 정권 교체기가 겹치면서 미·일 모두 대(對) 중국 자세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일본 정부의 대외 메시지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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