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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국 흑인 사망

美 첫 흑인 국방장관 낙점 오스틴, 軍서 존경받는 '기록 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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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NYT 등 "바이든, 오스틴 선택"

흑인 사회 요구에 '유력' 플러노이 낙마

흑인 첫 중부사령관 등 각종 기록 제조기

히스패닉, 흑인 이어 아시아계 장관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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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로이드 오스틴 전 육군 장군.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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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육군 4성 장군을 지낸 로이드 오스틴(67)을 국방부 장관으로 낙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틴 전 장군은 상원 인준을 받으면 미국의 첫번째 흑인 국방장관이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재닛 옐런을 첫 여성 재무장관에 지명한 데 이어 국방장관도 기록을 깨는 인선을 선택했다.

폴리티코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미 육군에서 흑인 최초 기록을 여러 차례 세운 오스틴 전 장군을 국방장관에 지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전날(6일) 오스틴 전 장군에게 장관직을 제안했고, 오스틴이 당일 수락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공식 발표가 이르면 8일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흑인 최초 중부사령관, 이라크·아프간 등에서 미군 지휘



바이든과 가까운 인사들은 오스틴 전 장군의 위기 대처 능력이 검증됐고, 군 내부에서 존경받고 있다는 점을 낙점 배경으로 설명했다.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 함께 일한 경험도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흑인 최초 국방장관 탄생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고려했다고 한다.

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송을 지원할 계획에 따라 군 재직 중 물자 수송 관련 경험도 높이 샀다고 한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오스틴은 전술적 지략이 뛰어난, 전장의 사령관으로 알려져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적 능력과 전투 경험을 무기로 각종 장벽을 깨고 백인이 주류인 군 고위직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흑인 장군 최초로 육군 사단을 전투에서 지휘했고, 작전 전구 전체를 감독했다. 중부 사령관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등에서 미군을 지휘한 유일한 흑인 장군이기도 하다.

바이든과 오스틴의 인연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은 이라크 정책을 이끌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오스틴과 가까이 교류했다. 오스틴은 2007년부터 시작된 이라크 파병 미군 전력 증강과 2011년 전투 병력 철수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2016년 중부사령관을 끝으로 41년간의 군 생활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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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로이드 오스틴 전 장군.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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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지 4년, 7년 지나야 하는 규정 미달…의회 반대 가능성



하지만 오스틴 지명은 의회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국 법은 현역 군인이 국방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7년의 대기 기간을 요구한다. 오스틴 전 장군은 은퇴한 지 4년째여서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 때처럼 의회가 해당 규정을 면제할 수는 있으나, 이는 협상이 필요한 사안이다. 군과 민간의 균형을 중시하는 국방장관 자리에 전역한 지 얼마 안 된 군 출신을 앉히는 데 대해 반대 여론도 있다.

국방부 관료를 지낸 로사 브룩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트윗에서 "군과 민간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끔찍한 아이디어다. 최근 은퇴한 4성 장군을 국방부 최고위 민간인 자리에 앉히는 것은 그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떠나서 최악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룩스 교수는 최초 여성 국방장관 가능성이 제기된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지명을 지지했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당초 가장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난달 중순 바이든이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국가안보팀을 발표할 때 국방장관 지명이 빠지면서 의문이 제기됐다.

플러노이는 방산업체 커넥션을 이유로 민주당 내 좌파 진영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흑인의 장관급 지명이 너무 적다는 불만이 흑인 정치인 사회에서 터져 나오면서 흑인인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이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존슨 전 장관은 이민자 가족의 구금 기간을 연장하고 추방을 늘렸던 전력이 비판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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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 히스패닉계인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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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 장관 임명하라"



흑인 정치인 사회는 오스틴 낙점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흑인 고위직 임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의회 블랙 코커스(CBC)' 소속 민주당 베니 톰슨 하원의원(미시시피)은 "오스틴 장군은 남부 사람이고, 군 경력에서 흠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췄다. 탁월한 장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처럼 바이든 당선인의 내각 인선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종과 성별 간 균형 맞추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흑인과 히스패닉은 물론 아시아계 의원들까지 바이든 당선에 기여했지만, 장관급 인선에서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의회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 소속 의원들은 이날 바이든 인수위원회와 만나 아시아계가 미국 인구의 7%를 차지하는 만큼 적어도 1명의 장관급 인사가 나와야 한다면서 핵심 직책에 아시아계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에 멕시코 이민자 부모를 둔 라틴계 하비에르 베세라(62)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명했다. 보건, 복지나 의료 관련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인선이어서 깜짝 발탁으로 받아들여졌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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