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매코널 "바이든 당선인"
공화당 지도부마저 트럼프 '선거 불복'에 등돌려
바이든 "매코널과 전화 통화…좋은 대화 나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5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도자인 매코널이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의 승리를 인정한 것은 지난달 7일 사실상 승리를 확정한 후 38일만이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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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고 축하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으로 공식 선출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선거 불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공화당 지도부까지 등을 돌리며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15일 의회 연설에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대통령 선거가 다른 결과가 낳기를 바랐지만, 우리 정부 시스템은 1월 20일에 누가 취임 선서를 할지 결정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인단이 의사를 표현했다”며 “그래서 나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고 싶다”고 밝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은 상원에선 익숙한 사람”이라며 “그는 수년 동안 공적 서비스를 위해 헌신해왔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36년간 상원의원을 여섯 차례 지낸 바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우리의 차이를 넘어,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여성 부통령을 선출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며 경의를 표했다.
공화당을 이끄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한 것은 지난달 7일 바이든 당선인이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은 후 38일 만이다. 그동안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과 불복 소송을 “대통령의 법적 권리”라고 옹호했다.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선 ‘당선인’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피해왔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이 전날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270명)을 넘기는 306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그간 선거인단 투표는 3일 대선 결과에 따르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며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하는 이정표로 여겨졌다.
공화당 상원 2인자인 존 튠 원내총무도 선거인단 투표가 마무리되자 “이제 모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말했고,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 의장인 로이 블런트(공화당 상원의원)도 “이제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대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14일(현지시간) 선거인단 표결이 끝난 후 "이제 모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인정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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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와 공화당 지도부는 나아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다음 달 6일 투표 결과를 승인·공표하는 연석회의에서 이의제기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미 양원은 연방 법률에 따라 다음 달 6일 모여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인을 발표한다.
여기서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1명 이상이 특정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 상·하원은 각각 논의한 후, 표결에 부친다. 만약 상·하원 모두 이의제기를 인정하면 그 주의 선거인단은 집계에서 빠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석회의를 대선 결과를 뒤집을 마지막 법적 절차로 여겼는데,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 이어 매코널이 이끄는 상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어진 것이다.
미 현지 언론들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에 발맞추던 공화당 지도부가 이번 선거 결과에 승복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전도 사실상 끝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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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매코널과 좋은 대화 나눠”
바이든 당선인은 15일 “(매코널의) 축하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했다”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매코널에게 말했다”고 소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의 축하에 대해 "그와 전화 통화를 했다.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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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과 매코널의 대화가) 더 일찍 이뤄졌다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조지아주(州) 상원의원 선거 지원을 위해 대선 이후 처음 유세에 나섰다. 그는 “나는 조지아주에서 두 명의 상원 의원이 필요하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조지아주는 지난달 3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주 법률에 따라 1월 5일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0석, 민주당 진영 48석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 의석 2석을 모두 확보하지 못하면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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