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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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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결자해지” 서울시장 출마…야권 단일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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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야당이 이기는 선거해야”

안철수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것”

오세훈 “국민의힘 중심으로 통합”

나경원, 안 출마에 “흥미로운 전개”

김종인 “여러 후보 중 한 명일 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내년 4월 보궐선거는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 후보, 야권 단일 후보로 당당히 나서겠다”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안 대표는 2022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안 대표는 취재진이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운 안 대표의 출마로 내년 4·7 보궐선거 정국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정진석 의원은 “야권이 통합해 한 울타리에서 경선이 이뤄지는 게 누가 보더라도 진선진미(盡善盡美)”라면서도 “정치 결사체 간 통합이 금세 이뤄질 수 있을지 예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여러 후보 중 한 명일 뿐이니 우리 당이 먼저 안 대표에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안철수 대선 출마 접었지만, 국민의힘 후보들 잇단 견제구

중앙일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 셋째)가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가 소통관을 나서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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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서울시장을 정치적 정거장처럼 여기는 모습은 서울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불쑥 스스로를 야권 단일 후보라 지칭하는 건 다른 야당들에 대한 모독이자 오만함”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안 대표는 ‘정권 심판’과 ‘결자해지’를 출마 이유로 들었다. 최근까지 서울시장 불출마 입장을 보였던 그는 “지금 정권을 내년 보궐선거에서 심판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세상 물정 모르는 운동권 정치꾼들이 판치는 암흑의 길로 영원히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전날 당직자들에게 출마 결심을 전할 때 고 박원순 전 시장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도 “결자해지, 묶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씀에 참으로 송구스러웠다”고 했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출마의 명분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로 윤석열 검찰총장 대세론에 힘이 실리는 반면 안 대표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점,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서울시장 후보감이 보이지 않는 상황 등이 안 대표의 ‘서울시장행’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공정한 경쟁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의 참여가 정권 탈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면서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대통합과 단결의 큰 밑그림이 마련돼 나갈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지금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면서도 “흥미로운 전개”라는 표현을 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출마는 환영하지만,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게 정도(正道)”라며 “꽃가마 탈 기대는 버리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시민과 국민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한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향후 단일화 전개 과정이 야권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안 대표가 출마 선언 하루 전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 등에게 결심을 알려 관심을 모은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안 대표가 출마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전인 19일 오후 김 전 대표와 강석호 전 의원에게 직접 전화해 ‘서울시장에 나서기로 마음을 굳혔다.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무성·강석호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공동대표다. 이 관계자는 “안 대표가 지난 11월 마포포럼 강연에서 야권 혁신플랫폼을 내세웠을 때 ‘서울시장을 내주면 대선도, 야권도, 대한민국도 끝이다’는 반응이 나왔던 것이 이번 출마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당시 김무성 전 대표는 “안 대표, 우리 복잡하게 이야기하지 맙시다. 만약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지고 안 대표가 독자 노선을 가면 대선에서 몇 %를 득표하든지 간에 안 대표도, 국민의힘도 모두 지는 겁니다. 역사의 죄인이 돼선 안 됩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포포럼 인사들은 이후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에도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의 필승 카드 중 하나라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이 한 번에 승부를 가리는 ‘원샷 경선’,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면 안 대표와 1대1로 담판을 짓거나 경선을 치르는 ‘박원순식 단일화’ 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에선 “2022년 대권 가망이 없자 전략상 후퇴한 듯하다”(안민석 의원), “출마선언은 했으되 완주를 못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정청래 의원)이란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오현석·손국희·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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